스타는 미쳤다 - 성격장애와 매력에 대한 정신분석 리포트
원제 Celebrities
보르빈 반델로브 (지은이), 엄양선 (옮긴이) | 지안
세계적인 팝의 스타 아니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죽어 세계가 애도하고 있다.
'인기를 먹고 사는' 스타들은 가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언행을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들은 대중으로부터 외면당할지 모른다는 중압감이나 스트레스로 인해 자살에 이르는 경우까지 있다.
스타라는 말은 열정적이고 풍부한 감성, 매력,
카리스마, 호화로운 생활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음악이나 영화, 쇼 비즈니스 분야의
유명인사들의 전기나 생활을 다룬 글에는 섹스 스캔들, 약물 중독, 낭비벽, 극단적
행동양식, 폭력, 우울증 등에 대한 언급이 심심찮게 나온다.
스타는 일반인과 도대체 무엇이 다른 것일까? 그들을 스타로 살도록 하는 재능의 바로 뒷면에는 그들을 일반적이지 않은 성격장애를 동반하기도 한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스타들의 매력과
비례하는 비범함, 주로 사회에 적응하기 힘든 부분들을 지적하고 그 원인에 대해 밝혀보고자 하는
시도로 저술되었다. 대중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았던 유명한 스타들, 예를 들어 영국의 펑크락밴드
멤버였던 시드 비셔스, 독일 영화배우 클라우스 킨스키, 재니스 조플린, 엘비스 프레슬리,
빌리 홀리데이 등 꽤 많은 셀레브리티들의 성격장애 증상을 나열하고 그 원인을 찾고자 시행되었던
각종 실험 결과들을 함께 밝혀내고 있다.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와 같은 심리적 질환은
대개 일시적인 반면, 성격장애는 일생 동안 지속되는 특징을 보인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예상할 수 있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가정불화, 성폭력에 대한 기억, 유전적 요인 등 여러 가지 원인들 중 성격장애의 원인으로
뚜렷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그 모든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인간이 스스로 이겨내지 못하는
현상에 부딪힐 때 폭발하고 마는 것이다. 그것은 대부분 파괴적 행위로 나타난다. 또한
대부분의 성격장애는 본인은 물론 주변 사람들까지 고통스럽게 한다는 측면에서 위험하기도 하다.
책을 통해 접하는 스타들의 성격장애는 분명 그들의 유명세와 더불어 왠지 신비로우면서도 흥미로운 가십거리를 읽는 듯한 기분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만 하더라도 스타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참기 힘든 번뇌와 고민들 때문에 괴로워 하다가 우리의 곁을 떠나간 많은 스타들의 예를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 책은 분명
스타들의 무대 밖 이야기, 추저분한 사생활 등에 대한 스캔들을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고통받고 피해받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음을, 그리고 그들에게 어떠한 사회적
조치와 관심이 필요한지를 이야기하기 위해 스타들의 예를 동원한 것이다.
사실 인간의 본성을 치료한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가. 단순한 약물이나 운동 등으로 고칠 수
없기 때문에 이 병은 단순한 신체적 장애 그 이상으로 두렵고 슬픈 '장애'다. 이것은 개인의
'장애'가 아니라 어찌 보면 사람을 정신적으로 병들게 하는 사회의 전반적 구조의 '장애'라고
보는 편이 맞을 것이다. 그리고 성격장애의 수많은 요소들 중 보통 사람들도 조금씩은 지니고
있다는 사실 역시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는 점 또한 명심해야 할
듯 하다.
작가는 타인과 자신에 대한 애정과 스스로의 절제력이 보완된다면 약간의 광끼는 나와 다른 사람을 차별화하는 하나의 매력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작가의 희망대로 광끼가 긍정적으로 발휘될 수 있다면 그것은 이미 성격'장애'라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 되는 것 아닐까. 어찌됐든 이 책을 통해 스타들의 애환과 외로움, 주변 환경의 중요함 등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유명하고 부유한 스타가 아니더라도 건강한 심신으로 스스로 만족하며 매일을 충실히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더 행복한 것 아닐까. 작가가 그렇다고 말해주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란 생각도 잠깐 해보며.. (책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