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면(Mask)
사랑하되 마음은 주지 않는다.
미워하되 미운척만 한다.
기뻐하되 30초만 웃는다.
가 을(Autumn)
가을,여름,가을,봄,11월
10월,9월,8월의 끝에
잠시 머물다 가는 긴 코트자락 안에
봄 여름 겨울 틈에서, 그 사이에서
느낌으로 온다. 오랜 편지.
답장을 해야겠다고 느낄 즈음.
가 족(we)
손모아 합장할 때 가슴 속
가지런히 모인 꽃잎들의 연등체
가출 (Abscondence)
애인 바람맞추기
날짜 잊어버리기
지갑 두고 다니기
시계 약 빼버리기
수첩의 이름을 지워버리기
삐삐와도 연락 안하기
한국을 떠날 꿈꾸어 보기
지구를 벗어날 궁리하기
늦지 않게 돌아오기
갈등(Discord)
1. 자리가 없어 좌석버스 두 대를 그냥 보냈다.
20분만에 차가 왔다. 자리가 없다.
2. 짜장면과 짬뽕 사이
3. 거짓말 안쪽
4. 왼쪽 건초와 오른쪽 건초 사이에서 고민하다 굶어죽은 부리단의 당나귀
거식증(Close)
식사가 본능이라는 것을 철저하게 알아 버린 사람들의 솔직함
배설의 예민함/ 사람이 결코 아름답지 않다는 것을 알아 버린
사람들의 표현. 그 표현의 자유. 인기 절정의 가수 혹은 시인이
되었어야 할 사람들의 절규감은.
거을(Narcissism)
나에게로 가는 길
너에게로 이르는 길
愛人보다 더 오래 보고 싶어하는 愛人
거지(Beggar)
사회적인 체면보다 실질을 숭상하는 프로그머티스트.
다리 밑, 70년대의 천호동, 각설이 타령, 풍자, 독설,
연극 품바. 일제의 암흑기, 한강 고수부지, 지하철 계단,
대학로, 늦은 밤 서울역 지하도, 세계의 공원, 행려병자.
대부분 병약함, 희망없음
소신있는 거지의 세가지 조건
- 거저 얻어 먹지 않는다. 노래라도 한곡조.
- 배고플 때만 얻어 먹는다
- 먹을만큼만 얻어 먹는다
건전지(Dry cell)
차가운 여자의 독백.
열정의 한계성. 그 무심한 죽음
게이(Homosexuality)
거미 여인의 키스... ㅡ. 버터플라이... 크라잉 게임...
슬픈 남자.
여자의 하얀 발등에 키스하지 못하는 남자
남자의 품이 늘 갈증나는 남자
女子도 아닌 男子도 아닌 男子
겨울(Winter)
겨울의 초입에서
죽은 낙엽이 바람에 휩쓸릴 때
우리는 가장 슬펐던 날을
회상하고는 합니다.
결혼(Joy&Sorrow)
고독을 덜어보려고 애쓰다
다른 이의 고독 속에 들어가버렴
다른 고독 속에 들어가보니 지독히도 피곤함
한 장의 결혼사진을 삼백예순가지이 느낌으로 바라봄
때로 행복함
경마장(Hores Play)
어디론가 달려가고픈 사람들이
마권 쥔 손을 흔들며
한 마리 말이 되는 곳
고수부지(river Park)
철없는 갈매기들이 비둘기 틈에서 잘난척 하는 곳
장마철에 없어지는 러브호텔
사람은 보이지 않고 입김만 서린 차들.
시간을 낚고 있는 낚시꾼들의 권태.
여의도, 이촌동, 잠실, 천호동, 뚝섬,
슬램덩크의 신화,
全 前 대통령의 유일한 치적
고스톱(Go-Stop!)
집문서, 마누라, 날강도, 숨겨온 성질
색은 색대로, 새는 새대로, 빛은 빛대로, 피는 피대로,
홍단, 청단, 초단, 고돌이, 오광, 피박. 광박, 똥쌍피, 비쌍피,
싹슬이, 돼지잡기, 학교가기, 폭탄, 라면, 삶은 계란,
독박, 피로나기, 나가리, 쓰리go, 맞go,
광팔고 죽기, 피팔고 죽기, 그냥 주기, 흔들기, 흔들리기,
시골 아주머니들의 100원짜리의 승부욕
공룡(Dinosaur)
별다는 공룡, 이쁜이 공룡, 아기공룡 둘리,
쌈 잘하는 공룡, 티라노 사우루스,
날개달린 공룡,
황소같은 공룡,
얌체같은 공룡,
베일 속의 공룡, 호수 속의 네시,
쥐방울 만한 공룡, 도마뱀
공륜심의(Culting with Scissors)
벗길까? 말까?
보일래? 말래?
자를까나? 말까나?
내 맘! 네 맘? 내 맘!!
공상(Fancy)
c:\>md 공상
ㅊ:\바닷가, 다갈색의 미녀와 콘도미니엄>
현실을 건너가게 하는 무중력 상태의 날개짓
교보문고(Kyobo Library)
한 달에 책 한 권도 제대로 읽지 않는 사람들이 사는 나라의
수도 한 복판에 자리한 동양 최대의 서점.
경제활동이 문화활동인 것처럼 포장되도록 허락된 공간.
책도둑질을 해보고 싶은 곳,
허기진 정신이 방황하는 곳.
구두(Shoe)
아빠는 출장 중, 부재를 확인하는 아버지의 자리
여름 냇가의 나무 그늘,
5cm씩 자라는 키에 물 뿌려주는 아버지의 손길.
궁합(Maybe)
맞으면 운명, 안맞으면 미신,
영원한 핑계거리.
권태(Boredom)
어촌의 오후, 바닷바라멩 적당히 흔들리는 빨래
애써 잊어 버리고, 애써 되새기는 유물.
그리움(Yearning)
오늘같이 당신이 그리울 때는
당신의 반쯤 가려진 사진을 보며 사랑한다고 웅얼댑니다
그럼 당신은 애벌레처럼 웃습니다
그림자(Mine)
뒷모습이 아름다운 그대의 짝
기억(Memory)
그 동안 사랑하던 사람들은,
살아의 떨림들을 모두 어디로 갔을까?
길(Choice)
길 위에 생긴 길,
있었는데 없어진 길
보이지 않는 길을 쫏아가는 발길 사이로 난 길
삶의 멍에.
왼쪽으로 커브를 트는 사람은 아름답고,
유학을 준비하는 30대 중반의 여자는 아름답고,
아름다움 없어도,
사는 향기 없어도 길은 나 있고,
먼저 간 이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길들의 행렬.
꼴불견(Wo-)
버스 안 바퀴 위 의자에 앉아 핸드폰 들고 큰소리로 통화하는 남자.
남의 차 백밀러 보며 립스틱을 바르는 여자.
노래방에서 '선구자' 부르는 남자.
공중전화에서 실컷 떠든 후 '뒷 애기는 있다가 만나서 하자' 하는 여자.
지하철에서, 비좁고 반만 앉아 "학생 가방 줘'하는 아저씨.
펜티엄은 아는데 586은 모르는 부장님.
꿈(Dream)
무의식 안에 가두어져 있는 또다른 나.
욕망의 대리충족시간.
막차에서 잃어 버린 마지막 토큰.
나무(Tree)
봄에 자식을 만들어 여름에 키우고 가을에는 시집 보내
겨울에 홀로 남는 노년의 부모같은
인간보다 훨씬 먼저 지구와 인사하고
훨씬 이전부터, 훨씬 이후부터 지구를 기억할 미래형 일기.
미리 훔쳐보고픈 증인.
소식없는 남자. 그 속절없음
나비 (Butterfly)
설레이는 여자.
날아가 버린 형형색색의 욕망의 모자이크.
카사노바.
여자의 과거를 묻지 마세요.
나이(Wisdom)
한때는 기다려지던 세월.
한때는 먹어 버리고 싶던 세월.
한때는 멈춰 버리고 싶던 세월.
한때는 잡아보고 싶던 세월.
지혜가 성장하는 줄기.
낙태(Abortion)
소리없는 영혼들의 아우성
난치병(War)
치 질 : 존재의 참을 수 없는 아픔
무 좀 : 세일즈맨의 한숨
감 기 : 다른 사람으로 사는 며칠
변 비 : 유배지에서 보낸 한 시간
대머리 : 식목일의 비애
불면증 : 내가 잠 못드는 이유
불감증 : 애정실조
남자(-ing)
'필요악'과 '필수 불가결' 사이
'아이'와 '수컷' 사이
노바다야기(Charge to much)
니뽕의 밥맛없음 사이를 슬며시 비집고 들어온
깔끔하고 맛있는 음식점.
그러나 주문표에 가격을 숨겨놓은 야비한 식당.
뇌물(Golden Key)
고속도로에서 2만원.
주차위반 5천원.
중학교 10만원.
고등학교 20만원.
교수임용 2천만원....
받는 사람 즐겁지만 그러나
두고두고 켕기는
답장을 기다리는 편지같은 것.
눈물(Tear)
감정이 격앙되어 슬픔을 느낄 때 눈물샘에서 분비된다.
중력에 의해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것이 관례.
영약한 여자들이 실수를 저지른 후에
잘못을 은폐하려는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하며,
사랑의 기술로도 널리 활용되어온 인기 상품,
추억의 산물, 카타르시스.
눈물(Lie)
애인이 떠나려고 할 때 뒤돌아 하품하기
시어머니 장례식에서 시누이 눈치보며 3년 전에 깨진 계 생각하기
차갑게 닫힌 그녀의 문 앞에서 돌아가신 엄마 팔기
느낌(Feel)
못생긴 여자를 위로하는 한마디
'넌 느낌이 좋아...'
다이어트(Yellow Sky)
돈을 들여 찐 살을 다시 돈을 들여 빼려고 하는 불법 행위
혹은 몸에 붙은 살을 몸에게 묻지도 않고 약탈하려는 머리의 바란.
먼나라 이웃나라 이야기.
열등감 줄이기.
Die-heart!!
담배(Cigaret)
그을은 한숨 덩어리.
내 영혼의 흔들림.
요부같은 애인.
정신의 비타민.
대권(Show)
대단히 권위있는 게임.
국민을 대신해 권리를 '마구' 행사할 사람을 뽑음.
뽑는 시기는 대체로 불규칙적이었음.
누구에게도 양보하고 싶지 않은
구역질 나는 이전투구.
대학로(Stage)
불만족의 팽팽함, 술취한 젊음, 젊음의 토해냄, 문화에의 갈망,
'공연'이라는 채움. 연극 무대, 가수의 소극장 무대, 거리의 화가
아마츄어 가수들의 노래 소리, 젊음의 소리, 때로 흔들림
혹은 서울특별시 종로구 명륜동에 위치한 거리의 이름.
도서관(Library)
가금씩 갇혀있고 싶은 곳.
정신의 사창가.
돈(Gate)
돈을 벌기 위해서는 집의 현관문을 열어야 하고,
지하철의 어느 문에든 타야하고,
회사의 출입문이 필요하고,
돈을 벌기 위해서는 사무실의 문을 열어야 한다.
책상 서랍을 열어야 하고,
돈을 벌기 위해서는 돈을 열고 들어가야 한다.
동물원(Zoo)
호랑이 한 마리, 호랑이 두 마리, 사자 한 마리,
하마 두 마리, 다람쥐 다섯 마리, 곰 세 마리, 사람
세 마리, 사람 네 마리.....
동시상영(Killing Time)
'집시의 시간'을 '보디 가드'와 함께 볼 수 있게 한 아주 좋은 제도.
공륜이 아닌 사륜 심의.
늙은 건달의 소일거리.
- 세상은 동시 상영 극장이다.
동전(Coin)
짤랑짤랑 흔들리는 일상.
손길 닿을 때 마다 너무 웃어서 차라리 찌그러지는 얼굴.
닳디닳은 구수한 횡재수.
작고 소중한 희망.
나를 알려주는,
나를 알아내도 부끄럽지 않은 내 얼굴.
동창생(Mate)
푸근한 경쟁자들.
가끔은 꼭 만나고 싶은 점쟁이 같은 존재들.
그러나 또 가끔은 걸치적거리는 긴 옷자락 같은 것.
디스켓(Diskette)
아주 영리하고 앙칼진 여자, 때로 심술굿은..
THIS~~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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