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22 2010
목련 앞에서 - 권달웅
비 내리면 수없이 떨어진 목련 꽃이 물받이 함석홈통을 가득 메웠다. 목련은 귀찮은 존재였다. 나는 지붕 위까지 올라간 목련 나무를 아주 베어버렸다. 그래도 목련 등걸에서 새싹이 자꾸 돋아났다. 싹이 돋아날 때마다 나는 싹싹 잘라 버렸다. 그래도 다른 자리에서 또 새싹이 돋아났다. 지난여름 내가 한 서너 달 가량 집을 비웠다가 돌아와 보니 싹은 이미 굵은 나무가 되어 있었다. 목련은 내가 없는 사이 베어낼 수 없을 만큼 단단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나는 악착같이 가지를 뻗고 지붕 위로 올라간 목련을 다시 쳐다보았다.
목련..(그 화려한 이름) - 박정화
흔들리는 바람에 향기도 내뿜지 못한 네 속살이 따스한 햇살이 가득한 날엔 더욱 눈부시게 살이 오른다 비릿한 속삭임 한 번 맛보지 못한 네가 홀로 피어 부르다 남기고 간 흔적들 그것만 바라보며 애태우던 게 몇 해 던 가 섣부른 만개(滿開)에 네 지조가 웃음이 되어도 변함없는 약속에 널 바라보는 눈빛이 있어 너 그리도 행복한 목련으로 태어난 운명이리니 웃음만 안겨주고 가렴 네 향기로 가득한 짧은 봄날이 가기 전에......
목련 앞에서 - 김경숙
그저 바라보는 동안
따스한 속삭임에 벗어 던지고
황홀한 고백 앞에 흔들리는 봄날
사라져가는 빛
하얀 목련, 그토록 그리웠던 해후(邂逅) - (宵火)고은영
꽁꽁 언 계절의 심연에서 겨울은 심화된 삶에 슬픔으로 출렁였다 더러 추운 가슴 위로 지나는 바람을 보며 덧댄 가난 속에도 눈물을 떨구던 나는 몇 방울의 눈물에 어른거리던 너를 절실하게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애타는 그리움에 몸살을 앓았다 순수한 빛의 서막과 함께 꿈꾸던 나의 애창(愛唱)을 열고 이만 때 즈음이면 실종된 의식을 일으켜 나에게 와 줄 너와의 해후를 그리워했던 만큼 진실하고 유일한 모습으로 네가 하루속히 나에게 당도하기를
현재가 과거로 흘러가는 동시성 속에 너 나에게 왔는가 그 길고 지루했던 어둠과 산발한 바람의 통로를 거쳐 지금 햇살이 찬란한 이 광장에서 나는 너를 만난다 눈부신 얼굴의 수줍음, 황홀하도록 순결한 미소
너는 몇 천 년인들 건너지 못할 이유가 하나도 없는 이 시린 생애서 수십 번 세상의 바뀌어도 변함없는 모습으로 내 품에 안긴 너의 충만한 사랑이 이토록 환한 미소로 내 영혼을 들뜨게 하고 설레게 하다니
다시 목련 지다 - 권도중
그대 생각 푸르른 그 너머 흰 빛이 되는
굵은 망각을 편다
깨끗한 가지에 밤의 등불 본 일 있느냐
다시 속으로 지다
그대가 했던 용서 이제 그대가 받는 용서
하나의 사랑
가지 끝 찔려
옛 울음 위안으로 와 혼자 또 묻고 있느냐
아이티 불타는 향학열 18일 강진으로 폐허가 된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시테-솔레이 슬럼가 임시학교에서 어린이들이 수업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아이티 인구 900만 중 40%가 학교에 다녀야 할 15세 이하 청소년들이다.
메콩강 20년만의 최저 수위… 목마른 동남아 이달 초 태국 북부 치앙라이 지방 모습. 한 어린이가 바닥이 말라 갈라진 메콩 강 바닥에 앉아 있다. 메콩 강은 이 지역에 닥친 50년 만의 가뭄으로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위를 기록했다. 강을 생계 터전으로 삼아 생활하고 있는 라오스 태국 등 인근 국가 주민 6500만 명은 “하늘 탓이 아니라 중국 댐들 때문”이라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어미 개 젖 먹는 새끼 사자 18일(현지 시간) 러시아 크라스노야르스크의 로예프 루체이 동물원에서 생후 2일 된 암컷 새끼 사자가 개의 젖을 먹고 있다. 이 새끼 사자의 어미와 형제 세 마리는 운반 과정에서 숨졌다
한국라면 44만개 아랍 상륙작전 개시 3억명의 아랍인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한국 라면 상륙작전이 시작됐다. 요르단 현지법인 `아이스베어(대표 임인택)'는 19일 삼양라면 44만개의 수입 통관절차가 끝나 다음 주부터 요르단과 시리아, 이스라엘, 이라크의 대형마트에 유통한다고 밝혔다./
美 코넬대 '자살 다리' 감시 16일 미국 뉴욕주 코넬대 캠퍼스의 협곡 위 현수교를 재학생 한 명이 걷고 있다. 코넬대에선 이번 학기에만 재학생 6명이 자살했으며 자살 방지에 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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