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Therefore go and make disciples of all nations,
baptizing them in the name of the Father and
of the Son and of the Holy
Spirit,
and teaching them to obey everything
I have commanded you
(마태복음/MATTHEW 28:19~20)
또 이르시되 "너희는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
Jesus said to them, "Go into all the world
and preach the good news to all
creation
(마가복음/MARK 16:15)
하나님은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으며
진리를 아는 데에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
God the father wants all men
to be saved
and to come to a knowledge of the
truth
(디모데전서/1TIMOTHY 2:4)


너의 가는 길에 주의
평강 있으리
평강의 왕 함께 가시니
너의 걸음 걸음 주 인도하시리
주의 강한 손 널 이끄시리
There will be peace, on your missionary road
The King of peace is walking with you
The Lord leads you, step by step
The Lord's mighty hands will lead you
너의 가는 길에 주의 축복 있으리
영광의 주 함께 가시니
네가 밟는 모든 땅, 주님 다스리리
너는 주의 길 예비케 되리
There will be bless, on your missionary road
The Glorious Lord is walking with you
The Lord rules the earth which you are walking on
You will prepare the way of the Lord
주님 나라 위하여 길 떠나는 나의 형제여
주께서 가라시니, 너는 가라! 주의 이름으로
My brothers and sisters who are leaving
for the Lord's kingdom
The Lord shall command you;
And now you go! in the name of
the Lord
거칠은 광야 위에 꽃은 피어나고
세상은 네 안에서 주님의 영광 보리라
강하고 담대하라
세상 이기신 주, 늘 함께
너와 동행하시며 네게 새 힘 늘 주시리
The flowers will blossom on the rough lands
All mankind will see Glory of the Lord, through you
Be strong and courageous
The Lord, who has won over this world,
always with you,
He will accompany you,
and give the new strength
every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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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사역을 위해 특별한 부르심을 받은 저는
2004년 말부터 부정기적으로 이메일을 통해 복음메시지를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1년 정도 시험발송이라 수 있는 준비기간을 지내오다가
2005년11월1일부터
하나님의 [비전통신]이라는
이름으로
인터넷을 통해 복음메시지를 주간(Weekly)으로
발송하게 되었습니다.
비전통신은 분명
온라인 선교사로
태어났습니다.
결코 짧지 않은 10년의 세월이었습니다.
매주 책을 한 권씩 만들기 위하여
기사 작성, 편집, 기술관리, 발행 등등 일련의
과정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도메인 관리와 웹호스팅(미국 스타트로직회사),
대량메일 발송(한국 오즈메일러 회사),
웹사이트 편집실(미국 풀러톤) 운영 등 방대한
업무량을 잘 유지해 온 것은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하나님의 강권하시는 은혜가 아니었으면
여기까지 올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또한 애독자 여러분의 사랑과 기도와 성원이
비전통신의 큰 밑거름이 되었음을 어찌 모른다 하겠습니까.
10년 동안 몇 차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결간 없이 발행할 수 있었던 일들을 돌이켜보면
감격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어떤 때 편집마감이 다가오는데 책은 만들어지지 않고
피곤이 겹쳐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습니다.
주말에 발행 되기 때문에 기다리는 독자들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어서
제 자신은 주말을 잊고 살아 온 10년이었습니다.
세계 어디든 한국사람이 사시는 곳에
비전통신이 배달된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비전통신 사역은 국경을 넘나드는 사역이라는
감격을 품에 안고 감사하고 있습니다.
힘들고 외로운 이 길은
결코 어렵고 귀찮은 길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날까지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비전통신을 꾸려 나가고자 합니다.
한가지 깨닫는 것은 너무 그리고
또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기도해 주십시오.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나시도록.
장재언 드림
아래에 10년 동안 발행한 비전통신을
링크한 목록을 제공해
드립니다.
날짜만 클릭하시면 그 날의 비전통신을 열어 볼 수 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2009년 이전의 내용은 바이러스 공격과
웹 서버 관리 부실로 데이터가 손실되어서
소개해 드리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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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으로 말합니다. 여러분은 주님 안에서 그분의 힘찬 능력으로 굳세게 되십시오.
악마의 간계에
맞설 수 있도록, 하나님이 주시는 온몸을 덮는 갑옷을 입으십시오. 우리의 싸움은 인간을 적대자로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통치자들과 권세자들과 이 어두운 세계의 지배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한 영들을 상대로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주시는
무기로 완전히 무장하십시오.
그래야만 여러분이 악한 날에 이 적대자들을 대항할 수 있으며 모든 일을 끝낸 뒤에 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진리의 허리띠로 허리를 동이고 정의의 가슴막이로 가슴을 가리고 버티어 서십시오. 발에는 평화의
복음을 전할 차비를 하십시오. 이 모든 것에 더하여 믿음의 방패를 손에 드십시오. 그것으로써 여러분은 악한 자가 쏘는 모든
불화살을 막아 꺼버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구원의 투구를 받고 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을 받으십시오.
온갖 기도와
간구로 언제나 성령 안에서 기도하십시오. 이것을 위하여 늘 깨어서 끝까지 참으면서 모든 성도를 위하여 간구하십시오. 또
나를 위하여 기도하기를, 내가 입을 열 때에, 하나님께서 말씀을 주셔서 담대하게 복음의 비밀을 알릴 수 있게 해달라고
하십시오. 나는 사슬에 매여 있으나, 이 복음을 전하는 사신입니다. 이런 형편에서도, 내가 마땅히 해야 할 말을 담대하게
말할 수 있게 기도하여 주십시오. -
믿는 이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악마의 간계(奸計)에
맞서는 것입니다. 영적인 전투를 벌여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나님이 주시는 온몸을 덮는 갑옷을 입어야 합니다.
스가랴 선지자는 "힘으로도 되지 않고, 권력으로도 되지 않으며, 오직
나의 영으로만 될 것"(슥4:6)이라고 말했습니다. 바울은 믿는 이들이 맞서 싸우는 대상을 아주 명확하게 적시합니다.
"우리의 싸움은 인간을 적대자로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통치자들과 권세자들과 이 어두운 세계의 지배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한
영들을 상대로 하는 것입니다."(12)
여기서 말하는 '통치자들과 권세자들'은 세속의 권력을 의미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어두운
영적 세력을 달리 표현한 것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어두운 세계의 지배자들', '하늘에 있는 악한 영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바울이 악마를 이렇게 다양하게
변주하여 표현한 것은 그 세력의 교묘함과 집요함 그리고 위험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일 겁니다. 하지만 이 말을 오해하여
기독교인들은 세속의 일에는 일체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것은 본문에 대한 의도적인 곡해입니다.
세상에는 악마의 하수인들이 많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두운 유혹에 이끌려 악마의 부림을 받는 이들 말입니다.
악마는
교묘하고 집요합니다. 악마는 우리가 기대고 있는 사회 시스템 속에서도 암약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자기 속에 있는
하나님의 형상을 망각하고 욕망에 충실히 복무하며 살아가도록 만들기도 합니다.
그 음습한 영들은 우리 속에서 사랑의 능력을 고갈시킵니다. 이웃을 향한 따스한 시선을 교란시키고, 그들에게 다가갈 수 없는
핑계거리를 제공해줍니다. 이웃의 아픔에 공감하는 능력을 빼앗아갑니다. 진영 논리로 사람들을 갈라놓아 항구적인 갈등 속에서
살도록 만듭니다. 우리가 네가 옳으니 내가 옳으니 투닥거리고 싸울 때 어둠 저편에서 악마는 야비한 웃음을 띤 채 우리를
바라봅니다.
악마는 끊임없이 우리 속에 적대감을 심고 있습니다. 지금도 거리를 걷고 있는 이들은 언제라도 화를 낼 준비를
갖춘 것처럼 보입니다. 말도 거칠어졌고, 행동도 거칠어졌습니다. 바울은 이런 현실 속에서 악마의 간계를 꿰뚫어봅니다.
주님을 따르는 이들은 그런 악마에 맞서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나님이 주시는 갑옷을 입어야 합니다.
그 갑옷은 어떻게
해야 입을 수 있을까요?
한마디로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됩니다. '그리스도 안에 있다'는 말은
주님과 깊은 일치를 이룬다는 말입니다. '아버지가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다' 하셨던 예수님의 말씀도 같은 진실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상호 공속 혹은 깊은 일치를 이루기 위해서는 '작은 나', '욕망을 중심으로 맴도는 나'를 자꾸
내려놓아야 합니다.
남을 지배하려 하거나 많은 것을 소유하려는 '과도한 욕망'이야말로 악마가 우리 속에 숨어드는 통로이기
때문입니다.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고, 강물은 강을 버려야 바다에 이른다"는 말을 들어보셨는지요? 꽃이 지기
싫다고 줄창 피어있다면 열매를 맺을 수 없고, 강물이 자기를 잃기 싫어 멈칫거린다면 바다에 이를 수 없습니다.
버려야 더
큰 세계가 열립니다. 바울 사도는 이것을 아주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어릴 때에는, 말하는 것이 어린아이와 같고, 깨닫는 것이 어린아이와 같고, 생각하는 것이 어린아이와 같았습니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서는, 어린아이의 일을 버렸습니다"(고전13:11)
바울이 여기서 말하는 '어린아이'는 예수님이 긍정적으로 그려낸 어린아이와는 좀 다릅니다.
영어로는 좀 구분이 됩니다.
'childlike'와
'childish'가 그것입니다. 둘 다 'child'가 들어가 있지만 전자는 순진하고 솔직하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고, 후자는 유치하고 나약하다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바울은 자기 중심주의에 사로잡힌 이들을 일러
'어린아이 같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우리는 영원히 미성숙한 상태 속에서 살게 될 것입니다. 그런
미성숙함이야말로 악마가 깃들기 쉬운 장소입니다.
바울은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으라고 말합니다. 굳이 군사적 용어를 써야 했나 싶기도 하지만,
바울은 성도들이 치열한 영적인 전투 상황 속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알았기에 이런 용어를 거리낌없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전신갑주는 여섯 가지로 나타납니다.
첫째, 진리의 허리띠로 허리를 동이는 것입니다.
성도는 거짓없이 진실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허리는 몸의 중심입니다.
중심이 무너지면 모든 게 무너집니다.
예수님은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요8:32)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가급적이면 다른 이들에게 많은 것을 양보하며 살아야 하지만, 자기 삶의 중심 원리까지 포기하면 안 됩니다.
둘째, 정의의 가슴막이로 가슴을 가리고 버티어 서야 합니다.
이것은 삿된 욕망에 이끌리지 않는 공평하고 의로운 삶을
말합니다.
자기 이익을 위하여 공익을 훼손하지 않아야 악마의 지배를 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셋째, 평화의 신을 신는 것입니다.
주님은 화평케 하는 자가 복이 있다 이르셨습니다. 평화는 밥을 나눠 먹는 일로부터
시작됩니다. 독점하려는 마음이 언제나 불화를 빚어냅니다.
또한 평화는 '너'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아껴줄 때 우리
사이에 깃드는 선물입니다. 우리의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그런 평화가 창조되어야 합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선교 여행에
내보내시면서 어느 집에 들어가든지 '평화를 빈다고 인사하라'(마10:12)고 이르셨습니다. 평화는 구원받은 이들이 온몸으로
추구해야 할 삶의 가치입니다.
넷째, 믿음의 방패를 들어야 합니다.
믿음이란 하나님에 대한 신뢰입니다. 믿음을 가리켜 하나님의 부력浮力을 신뢰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렸지요? 나는 실패하거나 넘어질 수 있지만 하나님은 결코 실패하지 않으신다는 확신, 지금 우리는 패배하는
것처럼 보여도 하나님은 패배하지 않으신다는 확신, 이것이 우리를 든든히 세워줍니다. 이 믿음은 악한 자의 모든 불화살을
막아냅니다.
다섯째, 구원의 투구를 써야 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게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지는 것입니다. 구원받았다는
것은 우리가 하나님께 받아들여졌음을 의미합니다.
이렇게도 작은 우리가 그렇게도 크신 하나님에게 받아들여졌다는 사실이야말로
신비입니다. 구원받음의 감격 속에 있을 때 우리는 세상에 속절없이 끌려가던 옛 삶을 청산할 수 있고, 제자로서의 삶을
살아갈 용기를 내게 됩니다.
여섯째, 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을 꼭 붙들어야 합니다.
우리가 시간을 정해놓고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일을 계속해야
하는 까닭은 우리 생의 곤고한 때에 성령께서 그 말씀을 기억나게 해주시기 때문입니다.
히브리의 한 시인은 "주님의 말씀은
내 발의 등불이요, 내 길의 빛"(시119:105)이라고 고백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가 마땅히 가야 할 곳을
가리키는 이정표입니다.
요즘 유행처럼 무슨 연대 무슨 연대라고 합니다만 그 연대라는 말은 기도에서 사용할 일입니다.
악한 이들과 맞서야 하는 성도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기도입니다. 상투적으로 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도하지 않고는 하나님의 마음을 알 수도 없고, 우리 내면에 돋아나는 절망감을 극복할 수도 없습니다.
"온갖 기도와
간구로 언제나 성령 안에서 기도하십시오. 이것을 위하여 늘 깨어서 끝까지 참으면서 모든 성도를 위하여
간구하십시오"(18).
두 구절이 도드라집니다. '늘 깨어서'와 '끝까지 참으면서'가 그것입니다. 성도들은 언제나 현실에
대해서 크게 눈을 떠야 합니다.
현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기도도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악마는 우리로 하여금 현실에
무감각하도록 만듭니다. 다른 이들의 아픔에 예민하게 반응하지 못하도록 만듭니다. 많은 이들의 신앙생활이 교회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왜일까요?
자기의 상처를 보듬어 안느라고, 교회 안에서 만나는 소위 '형제자매들'을 위로하느라고 저
교회 바깥에서 울고 있는 예수님의 벗들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주님은 지금 외로우십니다. 우리 시대의 갈릴리에서 울고 있는
이들을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끝까지 참으면서' 기도해야 하는 까닭은 기도의 응답이 즉각적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응답도 응답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침묵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알아차렸고, 그 뜻이 가리키는 방향을 향하여 뚜벅뚜벅
걸어가셨습니다.
바울은 또한 성도들에게 자기를 위하여 기도해달라고 부탁합니다. 자기의 사적인 안위를 위해서가 아니라 복음 전파자로서의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해달라는 것입니다.
"내가 입을 열 때에, 하나님께서 말씀을 주셔서 담대하게 복음의
비밀을 알릴 수 있게 해달라고 하십시오"(19).
그는 비록 지금 사슬에 매인 몸이지만 어떤 형편 속에서라도 마땅히 해야
할 말을 담대하게 말할 수 있게 기도해달라고 부탁하고 있습니다.
"마음이 지쳐서 기도할 수 없고/
눈물이 빗물처럼 흘러내릴 때/ 주님은 아시네/ 당신의 약함을 사랑으로 인도하시네/ 누군가 널 위하여 누군가 기도하네/ 네가
홀로 외로워서 마음이 무너질 때/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네".
이 찬송을 듣는 사람들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히곤 합니다. 왜요?
보이진 않지만 누군가 나를 위해 기도를 해준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세상 도처에서 생명 세상,
평화 세상을 열기 위해 분투하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물질적인 도움 뿐 아니라
기도의
연대입니다. 캄캄한 밤 하늘 저편에 또 다른 별이 빛나고 있음을 알듯이, 기도의 연대 속에 있는 이들은 쉽게 낙심하지
않습니다.
지금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악한 영들처럼 보입니다. 그런 현실 속에서 버텨낸다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바로 우리들이 그들에 맞서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주님의 힘찬 능력으로 굳게 서야 합니다.
악한 이들 앞에 버티고
서서 그들의 유혹과 위협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는 사람이 있음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이제 무더위가 가시고 서늘한 계절이
다가왔습니다. 꽃 진 자리에 맺히는 열매처럼 우리의 신앙생활에도 정의와 평화와 생명의 열매가 맺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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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길가에 버려져
있는 게 아니다
먼지를 일으키며 바람 따라 떠도는 게 아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당신을 오직 기다릴 뿐이다
내일도 슬퍼하고 오늘도 슬퍼하는
인생은 언제 어디서나 다시 시작할 수 없다고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이라고
길바닥에 주저앉아 우는 당신이
지푸라기라도 잡고 다시 일어서길 기다릴 뿐이다
물과 바람과 맑은 햇살과
새소리가 섞인 진흙이 되어
허물어진 당신의 집을 다시 짓는
단단한 흙
벽돌이 되길 바랄 뿐이다


정호승 시인
출생
1950년 1월 3일, 경상남도 하동
경희대학교 대학원 국문학
석사
2011년 제19회
공초문학상
2009년
제4회 지리산문학상
2006년
제9회 한국가톨릭문학상
982 조선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문 '위령제' 당선
1973
대한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첨성대'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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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효성동 효성중앙감리교회(정연수목사)와
부평제일성결교회(김종웅목사)는
지난 10월 9일, 함께 ‘효성1004 마을축제’를 개최했다.
올해로 17회가
되는 이 행사는 효성 1,2동 지역 주민의 화합과 문화/경제적 활성화를 위한
것으로 작년에 이어 두 교회는 두 번째로 연합하여 축제를 준비했다.
효성중앙교회는 IMF이후 침체되고 소통이 단절된 이웃의 모습이 안타까워 공동체의
회복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이 축제를 시작했고 지난 2007년에는 ‘1004미터
한
줄 김밥’을 축제 인원이 합동으로 만들어 세계 기네스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이후 효성마을축제는 ‘효성 1004 마을축제’로 불리고 있다).
유네스코가
인천을 ‘2015 세계 책의 수도’로 지정한 것을 기념하여
‘북(Book)적 북(Book)적 우리동네’라는 주제로 진행한 이번 축제에는
어린이들과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
‘중고 책 장터’,
가족들의 독서 모습을 찍는
‘책
읽는 우리
집’ 사진콘테스트,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독서감상화(그림)
경연대회’
등
다양한 형태로
독서문화를 장려하는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었다.
독서감상화
경연대회는 학년 별로 지정된 도서를 읽고, 그 느낌을 글이 아닌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인천시장상, 교육감상, 경인교대총장상, 새얼문화재단
상 등 4개
부문으로 시상하였는데 약 70여명의 어린이들이 참여하여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축제의 주 무대인 부평제일성결교회 앞마당에선
행가래와
비빔밥 퍼포먼스가
열렸다. ‘행가래(幸家來)’는 ‘행복한 가정의 내일을’이란 뜻으로 행가래
코리아운동본부 산하 인천본부 발대식을 겸하여 진행되었으며 1번의 행가래를 할
때마다 받는 사람이 자발적인 기부를 하게 하는 새로운 기부문화의 모델을
제시하였다.
‘비빔밥 퍼포먼스’는 이제는 이 마을축제의 대표행사로 자리한 것으로,
여기에는 축제의 고문인 신학용 국회의원과 최원식 국회의원을 비롯, 김상길
계양부구청장, 이도형 시의원, 전현기 효성새마을금고 이사장, 윤철수
새마을지도자협의회 회장, 김종웅 목사, 정연수 목사, 석지산 큰스님(덕흥사) 등
지역의 정/관/교계의 인사들이 참여하여 직접 ‘500인분의 초대형 비빔밥’을
비비고 섞어서 지역 주민들에게 나눠주었다.


축제의 절정을 이룬 오후시간에는 CBS 라디오 프로듀서이자, 에세이작가인
정혜윤작가를 초청한 북
콘서트가 진행되었다.
정혜승 아나운서의 사회와 김도형
사서, 정선영 간사가 패널로 참여하여 독서의 가치와 방법, 나만의 리스트 만들기
등을 주제로 한 문답과 대화를 이어갔고 독서를 바탕으로 한 교육과 교양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정혜윤작가의 차분하고도 통찰력있는 해법이
돋보였으며, 이야기 주제를 바꿔갈 때마다 브라스밴드와 포크가수의 공연 등으로
북콘서트를 처음 접한 사람에게도 지루하지 않도록 구성하였다.
그 밖에도 노인들을 위해 효성 노인문화센터에서 주관한 ‘효 잔치’, 지역
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노래자랑대회와 행운권추첨, 저렴하고도 위생적인 다양한
먹거리 장터와 합리적인 가격의 협동조합 제품판매 등이 준비되어 ‘책’을 중심으로
하는 전체 주제 속에서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보편성을 잃지 않는 축제가 되도록
설계한 손길이 돋보였다.
주말로 이어진 휴일 중에도, 약 4천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룬 이번 효성
1004마을 축제. 두 교회의 사람들은 앞으로도 여러 지역에서 이처럼 뜻깊은
연합의 이야기가 많이 들려지기를 기대하면서 더 좋아진 축제, 더욱 행복한
공동체에 대한 꿈을 계속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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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에서 목회하는 어느 목사는 누군가로부터 “성도 수가 얼마나 됩니까”라는
질문을 받을 때가 가장 난감하다고 말한다. 재적수를 말해줘야 할지, 출석인원을 말해줘야 할지 망설여지기
때문이란다.
사실 그 목사가 사역하는 교회는 매주일 예배 참석수가 재적 대비 3분의 2
수준에도 못 미친다. 꾸준히 주일성수 하는 교인들이 많지 않다보니 생긴 현상이다.
그 목사는 솔직히 부끄러운 모습이라면서도, 주일을 지키지 못하는 교인들을 위해
얼마 전부터 금요예배나 토요예배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털어놓았다.
농어촌교회라고 사정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 농촌지역에서 사역하는 어느 목사는
요즘 교인들 만나는 것조차 눈치가 보인다는 것이다.
하우스재배나 농산물 가공 등으로 주일에도 눈코 뜰 새 없이 일하는 줄 뻔히
아는데, 예배에 나오라는 권면이 잔소리처럼 들릴까봐 싶어서다.
예전에는 농번기에만 잠시 벌어지던 현상이 이제는 연중 계속되는 일상이 됐다.
게다가 지역축제니 경로관광이니 해서 교인들의 몸과 마음을 빼앗아가는 이벤트들까지 많이 생겨났다. 가뜩이나
이농현상으로 교인 수도 줄어드는 판에 목회가 너무 힘들어진다고 토로한다.
주일에 치러지는 관혼상제 등 가정 대소사를 비롯해, 직장의 특근 요구와
학교에서의 등교 강요, 주일에 치러지는 각종 고시와 자격증 시험 등 기독교인들의 주일성수를 방해하는 요인들은
과거부터 존재해왔다.
이제는 주일성수라는 개념을 시대착오적으로 보는 시각까지 생겨났다.
거기에는 수많은 원인과 이유들이 존재하지만 결정타는 2004년부터 한국 사회에
본격적으로 도입된 주5일 근무제였다. 주5일 근무제는 국민들의 생활리듬을 바꾸고, 여행 레저 취미 등의
분야에 대한 관심을 한껏 높여놓았다. 상대적으로 신앙적인 가치와 규칙에 대한 의식은 희미해졌다.
총신대 이상원 교수는 이러한 상황을 우려하며 다음과 같이 경고한 바 있다.
“주일성수는 어디까지나 예배가 중심이 되고, 육체적인 휴식이 예배라는 동심원을
중심으로 배열되어야 하며, 예배를 위해서라면 때로는 휴가까지도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
주일을 온전히 지키기 위하여 때로는 여가선용까지도 절제하는 행동을 비인간적인
행태로 비난해서는 안 된다. 기독교인의 주일생활에서는 휴가가 중심이 되고 거기에 맞추어서 예배가 배열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면 교인들이 아주 나쁜 신앙관습을 갖게 된다.”(이상원 저 ‘주5일 근무제와 주일성수’
중에서)
하지만 우려(憂慮)는 현실이 되었고, ‘나쁜 신앙관습’들이 성도들 삶 속으로
스며들었다. 그 결과 갖가지 부작용들이 나타났지만 가장 큰 문제는 성도 개개인의 신앙적 정체성이 무디어지고,
교회와의 유대가 느슨해졌다는 점이다. 나아가 많은 교회들이 예배와 사역의 형태를 교인들의 취향과 편의에 맞춰
변화시키는 현상들도 나타났다.
최근 들어 이에 대한 반성과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주일성수에
대한 개념과 의식을 회복하자는 것이다. 다행이다.
대표적으로 한국복음주의협의회는 [열린 월례회]의 주제를 ‘온전한 주일성수 신앙의
회복을 염원하며’로 정하고 발제와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협의회 회장인 강변교회 김명혁 원로목사는 발제를 통해 “성경의
가르침과 교회사의 가르침, 즉 기독교의 역사적 전통을 무시하고 현대적 유행에 영합하여 주일성수를 무시하는
것은 무서운 죄를 범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발제자로 참여한 대다수의 목회자와 신학자들도 주일성수를 한국교회가 회복해야할 시급한 과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독교 교육계에서도 얼마 전부터 같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와 좋은교사운동 등이 주축을 이뤄 ‘쉼이 있는 교육’을 주창하는 움직임이 대표적이다.
‘쉼이 있는 교육’은 입시경쟁으로 새벽부터 심야까지 학업에 몰두하고, 심지어
주일에까지도 학원으로 달려가는 다음세대에게 하나님의 복된 창조 명령인 안식을 회복하도록 도와주자는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학부모들을 대상으로는 ...
‘주일에는 자녀들을 학원에 보내지
않겠습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는 ...
‘주일에는 공부를 하지 않고 온전한 쉼을
누리겠습니다’,
목회자들에게는 ...
‘성도들에게 온전한
진리의 말씀을 선포하며 실천하도록 돕겠습니다’라는 실천서약을 받는 등 다양한 방식의
캠페인과 이벤트가 전개되는 중이다.
이 운동에 동참하는 양승헌 목사(세대로교회)는 “주일을 지키지 않는 신앙생활을
묵인하고, 방관하고, 은근히 유도한 결과 우리의 다음세대는 몸으로 마음으로 주님을 등지고 있다”면서
“우리에게 주어진 중요한 과제는 다음세대가 세상의 압력과 유혹을 이겨낼 내적 대응력을 키워주는 것이고,
그것은 주일을 주일로 지키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목소리들에 공감하며 예장 총회교육부와 기독신문이 올해의 교육테마를
주일성수로 정하고, 본격적인 주일성수캠페인을 전개하있다.
주일성수를 단회적 이슈로 부각시키거나, 단순히 과거로의 회귀를 바라는 것이
캠페인의 목적은 아니라고 한다. 주일성수는 한국교회와 성도들을 건강하게 세우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첫
걸음이자 거룩한 신앙운동이라는 확신이 있기에 시작한 캠페인이다. 어찌 보면 그것은 시대를 거스르는 과감한
도전이자 모험이지만, 그 결과를 하나님께서 크게 기뻐하실 것이다.
“안식일을 지키는 것은 저항이요 대안인 행위다. 안식일이 저항인 이유는 이날이
상품 생산과 소비가 우리 삶을 좌지우지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하게 강조해주기 때문이다. 넷째 계명은 우리더러
상품이 쥐락펴락하는 이 사회, 불안 및 폭력과 더불어 통제와 오락, 빵과 곡예에만 통달한 이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요구들에 맞서는 각오와 행동을
보이라고 요구한다.”(월터 브루그만, <안식일은 저항이다>(복있는사람) 중에서)
비전통신은 발행 10주년을 맞이하면서
주일성수 운동과 같은
신앙회복운동에 적극 참여하기로 한다.(장재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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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루스만이 28일 뉴욕 유엔본부 기자회견에서
북한 인권 실태를 설명하고 있다.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등지에서 고용돼 북한의
외화벌이에 동원되고 있는 북한 노동자가 현재 5만 명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한달 평균 120~150달러의 임금을 받고 광산, 벌목장, 건설현장, 섬유 및
의류공장 등에서 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마주르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28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가진 기자회견과 최근 유엔에
제출한 북한 인권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강제노동’에 해당하는 이런 조건에서 일하는 북한의 국외
노동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일하는 나라는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알제리와 앙골라, 캄보디아, 적도기니, 에티오피아,
쿠웨이트, 리비아, 말레이시아, 몽골, 미얀마, 나이지리아, 오만, 폴란드,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이었다.
다루스만에 따르면 이들은 저임금뿐 아니라 음식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었고,
하루 근로시간이 최장
20시간에 달하거나 한달 중 휴일이 1, 2일에 불과한 극단적 경우도 있었다. 또 자신의 계약 내용을
구체적으로 모른 채 북한의 보안요원에 의해 근로행위를 감시 당하고 있었다.
경제 제재로 외화가 부족해진 북한
정부가 이들이 받는 임금의 상당 부분을 가져가며, 이런 경로로 조성되는 외화 규모가
연간 1조원이 넘는
12억~23억 달러로 추산됐다.
이는 북한의 국외 노동자들을 직접 인터뷰했던 시민단체들의 보고서를 기초로 한
것이다. 그는 북한 정부의 행위가 강제노동을 금지한 유엔의 ‘시민적ㆍ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위반이며,
이들을 고용한 기업은 불법 강제노동과 결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루스만은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열악한 북한의 인권 상황에는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며 이 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북한에서 여전히 출신 성분에 따른
차별과 적법 절차를 무시한 처형, 자의적 구금, 고문, 학대 등이 자행되고 있으며 정치범 수용소 운영을 통해
공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루스만은 한편 북한 경제가 나빠지면서 주민들이 정부에 의존하기보다는 자활능력을 갖추려는 긍정적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소기업들이 세워지고 부동산 시장이 태동하며 휴대전화가 널리 사용되고 남한의
음악ㆍ비디오가 밀반입되고 있다는 등의 보고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인권 문제는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관여만으로는 개선될 수 없다”면서 “북한 주민의 인권을
유린하는
(최고)관련자에 대한 책임
규명 문제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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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001. 서시 (윤동주)
002. 깃발 (유치환)
003. 새로운 길 (윤동주)
004. 오늘은 내게 선물입니다 (김설하)
005. 손님 (김동명)
006. 임 오시던 날 (노첨명)
007. 임이여 나와 가자오 (이호우)
008. 임께서 부르신다면 (신석정)
009. 님의 침묵 (한용운)
010. 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

011. 인연설1 (한용운)
012. 사랑한다는 것 (안도현)
013. 아름다운 동행 (황덕식) ♬
014. 사랑하는 까닭 (한용운)
015. 사랑은 그렇게 오더이다 (배연일)
016. 사랑의 전설 (서정윤)
017. 마음 (김광섭)
018. 행복을 팝니다 (김설하)
019. 까닭 (정호승)
020. 나는 왕이로소이다 (홍사용)

021. 벗 하나 있었으면 (도종환)
022. 나룻배와 행인 (한용운)
023.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같이 (김영랑)
024. 내 마음은 (김동명) ♬
025. 목마와 숙녀 (박인환)
026. 그대를 만날 수 있음이 (용혜원)
027. 별이 그리운 날은 (노원호)
028. 깃털처럼 (신혜림)
029. 봄비 (노천명)
030. 봄의 서곡 (노천명)

031. 봄의 노래 (용혜원)
032. 봄의 향기 (백운호)
033. 봄길 (정호승)
034. 진달래꽃 (김소월) ♬
035.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036. 산에 언덕에 (신동엽)
037. 4월의 노래 (박목월) ♬
038. 꽃 (김춘수)
039. 수선화 (김동명) ♬
040. 수선화에게 (정호승)

041. 장미 한 송이 (용혜원)
042. 민들레꽃 (조지훈)
043. 푸른 오월 (노천명)
044. 오월의 시 (이해인)
045.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영랑)
046. 한 송이 수련으로 (이해인)
047. 해바라기 (김광섭)
048. 산넘어 남촌에는 (김동환) ♬
049.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050. 푸르른 날 (서정주) ♬

051. 다시 피는 꽃 (도종환)
052. 바다여 당신은 (이해인)
053. 그 바닷가 (용혜원)
054. 떠나가는 배 (박용철)
055. 빗소리 (주요한)
056. 별 혜는 밤 (윤동주)
057. 밤하늘 (정호승)
058. 하늘이 보이는 때 (이복숙)
059. 별똥 떨어진 데 (윤동주)
060.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노천명)

061. 산이 날 에워싸고 (박목월)
062. 낙화 (조지훈)
063. 낙화 (이형기)
064. 알 수 없어요 (한용운)
065. 청포도 (이육사)
066. 엄마야 누나야 (김소월) ♬
067. 가는 길 (김소월)
068. 고향 (정지용) ♬
069. 고향의 노래 (김재호) ♬
070. 향 수 (정지용) ♬

071. 저 구름 흘러가는 곳 (김용호) ♬
072. 가고파 (이은상) ♬
073.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신동엽)
074. 국화 옆에서 (서정주) ♬
075. 기도 (김옥진)
076. 가을의 기도 (김현승)
077. 가을하늘 (변종윤)
078. 가을 이야기 (용혜원)
079.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윤동주)
080. 가을 하늘을 닮은 코스모스 같은 나를 (정세일)

081. 나그네 (박목월)
082. 완화삼 (조지훈)
083. 물안개 (류시화)
084. 그리움 (유치환)
085. 먼 후일 (김소월)
086. 나의 침실로 (이상화)
087. 기다림 (모윤숙)
088.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이해인)
089. 바위 (유치환)
090. 광야 (이육사)

091. 이렇게 될줄을 알면서도 (조병화)
092. 밤의 이야기 (조병화)
093. 별을 쳐다보며 (노천명)
094. 그리움에 지치거든 (오세영)
095. 세월이 가면 (박인환)♬
096. 예전엔 미쳐 몰랐어요 (김소월)
097. 찬송 (한용운)
098. 못잊어 (김소월) ♬
099. 이별노래 (정호승) ♬
100. 초혼(招魂) (김소월)

☆ ☆ ☆ ☆ ☆ ☆
001. 서시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와 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 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002. 깃발 (유치환)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海原)을 향해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
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 누구인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닯은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003. 새로운 길 (윤동주)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004. 오늘은 내게 선물입니다 (김설하)
무거운 눈꺼풀 비비며 맞이하는
어둠이 벗겨지기 시작한 신새벽
반복되는 일상의 창을 열어
낯익은 풍경을 만날 수 있는
오늘은 내게 선물입니다
습관처럼 투박한 머그잔에 커피를 만들고
희미한 갓등 올라탄 먼지 손끝에 묻히며
계절꽃 목긴 화병에서 은은하게 웃으면
눈가 마음의 주름하나 생겨날지라도
오늘은 내게 선물입니다
생각이 통하는 책장을 넘기고
세상으로 통하는 조간신문을 들추며
파란 불꽃위에서 된장국 끓고
밥물 오르는 냄새 집안을 감돌면
채널 고정한 일기예보 쫑긋해지는
오늘은 내게 선물입니다
변함없이 아끼고 사랑하는 가족
언제라도 고민을 들어주는 친구
기쁨과 행복, 슬픔과 아픔 함께 나누며
부족함 채워가는 소중한 하루
오늘은 내게 선물입니다
005. 손님 (김동명)
아이야, 너는 이 말을 몰고 저 목초(牧草)밭에 나아가 풀을 먹여라.
그리고 돌아와
방을 정히 치워 놓고 촉대를 깨끗이 닦아 두기를 잊어서는 아니 된다.
자, 그러면 여보게,
우리는 잠깐 저 산등에 올라가서 지는 해에 고별을 보내고,
강가에 내려가서 발을 씻지 않으려나, 하며
황혼은 돌아오는 길 위에서 우리를 맞으며 향수의 미풍을 보내
그대의 옷자락을 희롱하리.
아이야, 이제는 촉대에 불을 혀어라.
그리고 나아가 삽짝문을 단단히 걸어 두어라.
부질없는 방문객이 귀빈을 맞는 이 밤에도
또 번거로이 내 문을 두드리면 어쩌랴 ?
자, 그러면 여보게, 밤은 길것다,
우선 한 곡조 그대의 좋아하는 유랑의 노래부터 불러 주게나.
거기엔 떠도는 구름조각의 호탕한 정취가 있어
내 낮은 천정으로 하여금 족히 한 작은 하늘이 되게 하고
또 흐르는 물결의 유유한 음률이 있어
내 하염없는 번뇌의 지푸라기를 띄워 주데그려.
아이야, 내 악기를 이리 가져 오너라.
손이 부르거늘 주인에겐들 어찌 한 가락의 회답이 없을까 보냐.
나는 원래 서투른 악사라, 고롭지 못한 음조에 손은 필연 웃으렷다.
허지만 웃은들 어떠냐?
그리고 아이야,
날이 밝거든 곧 말께 손질을 고이 해서 안장을 지어 두기를 잊지 말아라.
손님의 내일 길이 또한 바쁘시다누나.
자, 그러면 여보게,
잠은 내일 낮 나무 그늘로 미루고 이 밤은 노래로 새이세 그려.
내 비록 서투르나마 그대의 곡조에 내 악기를 맞춰보리.
그리고 날이 새이면 나는 결코 그대의 길을 더디게 하지는 않으려네.
허나 그대가 떠나기가 바쁘게
나는 다시 돌아오는 그대의 말방울소리를 기다릴 터이니.
006. 임 오시던 날 (노천명)
임이 오시던 날
버선발로 달려가 맞았으련만
굳이 문 닫고 죽죽 울었습니다
기다리다 지쳤음이오리까
늦으셨다 노여움이오리까
그도 저도 아니오이다
그저 자꾸만 눈물이 나
문 닫고 죽죽 울었습니다
007. 임이여 나와 가자오 (이호우)
남향 따스한 뜰에
꽃이랑 과일 심어 두고
강섶 풀밭에 오리도 기르면서
오로지 너로만 한 폭 그림같이 살자오
원두막에 달이 오면 노래도 불러보고
벌레 우는 밤은 추억도 되새기며
외롬이 싸주는 정에 담뿍 취해도 보자오
찔레꽃 흰 언덕에 벌꿀이 익을 때랑
저무는 백양 숲에 노을이 잠길 때랑
벗이야 오시든 말든 흰 술 빚어 두자오
넓은 하늘 아래 목숨은 푸른 것이요
가슴에 이끼를 가꾸긴 피가 진하지 않으오
사랑이 해처럼 밝은 곳 임이여 나와 가자오
008. 임께서 부르신다면 (신석정)
가을날 노랗게 물들인 은행잎이
바람에 흔들려 휘날리듯이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호수에 안개 끼어 자욱한 밤에
말없이 재 넘는 초승달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포근히 풀린 봄 하늘 아래
굽이굽이 하늘가에 흐르는 물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파아란 하늘에 백로가 노래하고
이른 봄 잔디밭에 스며드는 햇볕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009. 님의 침묵 (한용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은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010. 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눌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 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011. 인연설1 (한용운)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사랑한다는 말은 안 합니다
아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사랑의 진실입니다
잊어버려야 하겠다는 말은
잊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 싶을 때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 헤어지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있다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웃는 것은
그만큼 그 사람과 행복하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알 수 없는 표정은 이별의 시점입니다
떠날때 우는 것은 잊지 못하는 증거요
뛰다가 가로등에 기대어 울면
오로지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말입니다
012. 사랑한다는 것 (안도현)
길가에 민들레 한 송이 피어나면
꽃잎으로 온 하늘을 다 받치고 살듯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오직 한 사람을 사무치게 사랑한다는 것은
이 세상 전체를
비로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차고 맑은 밤을 뜬눈으로 지새우며
우리가 서로 뜨겁게 사랑한다는 것은
그대는 나의 세상을
나는 그대의 세상을
함께 짊어지고
새벽을 향해 걸어가겠다는 것입니다
013. 아름다운 동행 (황덕식) ♬
한적한 오솔길의 이름 모를 꽃들은
마음속의 그리움을 바람 등에 실어놓고
서쪽하늘 곱게 물든 저녁노을만 머금고 사는가
밤하늘의 별을 담아 초록 꿈 엮어가며
그대와 함께 부른 아름다운 노래는
내 작은 마음 밭에 그리움으로 쌓인다
당신보다 당신을 더 사랑하는 내가 있고
나 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당신이 있음에
영원을 수놓는 아름다운 동행이어라
014. 사랑하는 까닭 (한용운)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홍안만을 사랑하지만은
당신은 나의 백발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미소만을 사랑하지만은
당신은 나의 눈물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건강만을 사랑하지만은
당신은 나의 죽음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015. 사랑은 그렇게 오더이다 (배연일)
아카시아 향내처럼
5월 해거름의 실바람처럼
수은등 사이를 흩날리는 꽃보라처럼
일곱 빛깔 선연한 무지개처럼
사랑은 그렇게 오더이다
휘파람새의 결 고운 음률처럼
서산마루에 번지는 감빛 노을처럼
은밀히 열리는 꽃송이처럼
바다 위에 내리는 은빛 달빛처럼
사랑은 그렇게 오더이다.
016. 사랑의 전설 (서정윤)
사랑은 아름다워라
그대 눈빛을 보고 있으면
나는 촛불이 다 타는 것도 잊고
떨리는 내 그림자를 숨기며
그냥 그대 앞에만 있고 싶어라.
사랑은 굳건하여라
나의 생각이 요구하는 어떤 것도
그대를 향한 믿음의 나무보다
튼튼하지 못하고
한갓 말이 부리는 재주에
흔들리지 않는 사랑으로
내 그대에게 다가가리니.
사랑은 생명이어라
메마른 마음의 깊은 계곡에
풀이 돋아 꽃을 피우는 사랑은
죽음조차 함께할 수 있는
새로운 전설이어라.
하지만 사랑은 아픔이어라
그 끝이 보이지 않는
오랜 기다림으로도
사랑의 속삭임을 들을 수 없어
내 소중한 나를 다 버려도
사랑의 미소는 잡을 수 없다.
사랑의 아픔은 더욱 소중하여라.
오래 남는다.
사랑의 상처는 너무 오래 남는다.
아득한 시간이 흘러 아픔은 사라져도
상처의 흔적은 남아
슬프지 않은 추억이 된다.
사랑의 전설이 된다.
사랑의 전설은 언제나 아름답다.
017. 마음 (김광섭)
나의 마음은 고요한 물결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고
구름이 지나가도 그림자 지는 곳
돌을 던지는 사람
고기를 낚는 사람
노래를 부르는 사람
이리하여 이 물가 외로운 밤이면
별은 고요히 물 위에 뜨고
숲은 말없이 물결을 재우나니
행여 백조가 오는 날
이 물가 어지러울까
나는 밤마다 꿈을 덮노라
018. 행복을 팝니다 (김설하)
그대를 향해 작은 물방울로 태어나
대지를 적시는 촉촉한 빗물 되어
이 세상에 왔습니다
졸졸졸 그대 지나는 개여울 따라
청아하고 고운 천상의 소리
아침의 노래가 되겠어요
들리시나요
행복입니다
은빛 햇살 반짝이는 냇가
은사시나무 이파리 풀피리 불면
하느작대는 꽃 풀의 향기 품은 바람결
그대 숨결로 호흡하는 맑은 이슬입니다
들리시나요
행복입니다
고동의 깊은 속삭임 귓전을 맴돌고
석양으로 물든 노을빛 바다
드넓은 가슴으로 안아주려니
오랜 세월 철썩이며 지켜온 파도의 말
행복을 팝니다
이 향기롭고 아름다운 세상
함께 사는 그대가 선물이기에
값은 치르지 않아도 됩니다
절대 놓지 마세요
행복은 이제 당신 것이랍니다
언제나 언제까지나
019. 까닭 (정호승)
내가 아직 한 포기 풀잎으로 태어나서
풀잎으로 사는 것은
아침마다 이슬을 맞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바짓가랑이를 적시며 나를 짓밟고 가는
너의 발자국을 견디기 위해서다
내가 아직 한 송이 눈송이로 태어나서
밤새껏 함박눈으로 내리는 것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 싸리빗자루로 눈길을 쓰시는
어머니를 위해서가 아니라
눈물도 없이 나를 짓밟고 가는
너의 발자국을 고이 남기기 위해서다
내가 아직도 쓸쓸히 노래 한 소절로 태어나서
밤마다 아리랑을 부르며 별을 바라보는 것은
너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너를 사랑하기엔
내 인생이 너무나 짧기 때문이다
020. 나는 왕이로소이다 (홍사용)
나는 왕이로소이다. 나는 왕이로소이다.
어머님의 가장 어여쁜 아들 나는 왕이로소이다.
가장 가난한 농군의 아들로서….
그러나, 시왕전(十王殿)에서도 쫓기어 난 눈물의 왕이로소이다.
‘맨 처음으로 내가 너에게 준 것이 무엇이냐?’
이렇게 어머니께서 물으시면
‘맨 처음으로 어머니께 받은 것은 사랑이었지요 만
그것은 눈물이더이다’ 하겠나이다.
다른 것도 많지요 만….
‘맨 처음으로 네가 나에게 한 말이 무엇이냐?’
이렇게 어머니께서 물으시면
‘맨 처음으로 어머니에게 드린 말씀은
'젖 주셔요'하는 그 소리였지요 만,
그것은 '으아-'하는 울음이었나이다’ 하겠나이다.
다른 말씀도 많지요 만….
이것은 노상 왕에게 들리어 주신 어머니의 말씀인데요.
왕이 처음으로 이 세상에 올 때에는 어머니의
흘리신 피를 몸에다 휘감고 왔더랍니다.
그 날에 동네의 늙은이와 젊은이들은
모두 '무엇이냐'고 쓸데없는 물음질로
한창 바쁘게 오고 갈 때에도,
어머니께서는 기꺼움보다는 아무 대답도 없이
속 아픈 눈물만 흘리셨답니다.
발가숭이 어린 왕 나도 어머니의 눈물을 따라서
발버둥질 치며 '으아-' 소리쳐 울더랍니다.
그날 밤도 이렇게 달 있는 밤인데요.
으스름달이 무리스고 뒷동산에 부엉이 울음 울던 밤인데요.
어머니께서는 구슬픈 옛이야기를 하시다가요,
일없이 한숨을 길게 쉬시며 웃으시는듯한 얼굴을 얼른 숙이시더이다.
왕은 노상 버릇인 눈물이 나와서 그만 끝까지 섧게 울어 버렸소이다.
울음의 뜻은 도무지 모르면서도요.
어머니께서 조실 때에는 왕만 혼자 울었소이다.
어머니께서 지우시는 눈물이 젖 먹는 왕의 뺨에 떨어질 때이면
왕도 따라서 시름없이 울었소이다.
열한 살 먹던 해 정월 열나흘 날 밤,
맨재텀이로 그림자를 보러 갔을 때인데요,
명이나 긴가 짧은가 보려고.
왕의 동무 장난꾼 아이들이 심술스럽게 놀리더이다.
모가지 없는 그림자라고요.
왕은 소리쳐 울었소이다. 어머니께서 들으시도록,
죽을까 겁이 나서요.
나무꾼의 산타령을 따라 가다가
건너 산 산비탈로 지나가는 상두꾼의 구슬픈 노래를 처음 들었소이다.
그 길로 옹달우물로 가자고 지름길로 들어서며
찔레나무 가시덤불에서 처량히 우는 한 마리 파랑새를 보았소이다.
그래 철없는 어린 왕 나는 동무라 하고 좇아가다가,
돌부리에 걸리어 넘어져서 무릎을 비비며 울었소이다.
할머니 산소 앞에 꽃 심으로 가던 한식 날 아침에
어머니께서는 왕에게 하얀 옷을 입히시더이다.
그리고 귀밑머리를 단단히 땋아 주시며,
‘오늘부터는 아무쪼록 울지말아라’
아아, 그때부터 눈물의 왕은
- 어머니 몰래 남모르게 속 깊이 소리 없이 혼자 우는
그것이 버릇이 되었소이다.
누런 떡갈나무 우거진 산길로 허물어진 봉화 뚝 앞으로
쫓긴 이의 노래를 부르며 어슬렁거릴 때,
바위 밑에 돌부처는 모른 체하며 감중연(坎中連)하고 앉았더이다.
아아, 뒷동산 장군 바위에서 날마다 자고가는 뜬 구름은
얼마나 많이 왕의 눈물을 싣고 갔는지요?
나는 왕이로소이다. 어머니의 외아들 나는 이렇게 왕이로소이다.
그러나 눈물의 왕
- 이 세상 어느 곳에든지 설움이 있는 땅은 모두 왕의 나라로소이다.
021. 벗 하나 있었으면 (도종환)
마음이 울적할 때
저녁 강물 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그리메처럼 어두워 올때
내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같은 친구 하나 있었으면
울리지 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어 있을 때
낮은 소리로 내게 오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 노래가 되어 들에 가득 번지는 벗 하나 있었으면
오늘도 어제처럼 고개를 다 못넘고 지쳐 있는데
달빛으로 다가와 등을 쓰다듬어 주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라면 칠흑 속에서도 다시 먼 길 갈 수 있는
벗 하나 있었으면
022. 나룻배와 행인 (한용운)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깊으나 얕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갑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물만 건너면 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가십니다그려.
그러나 당신이 언제든지 오실 줄만은 알아요.
나는 당신을 기다리면서 날마다 날마다 낡아갑니다.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023.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같이 (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살같이
풀 아래 웃음 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새악시 볼에 떠오는 부끄럼같이
시의 가슴에 살포시 젖는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메랄드 얇게 흐르는
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024. 내 마음은 (김동명) ♬
내 마음은 호수요
그대 노 저어 오오
나는 그대의 흰 그림자를 안고
옥같이 그대의 뱃전에
부서지리다
내 마음은 촛불이오
그대 저 문을 닫어주오
나는 그대의 비단 옷자락에 떨며
고요히 최후의 한방울도
남김없이 타오리다
내 마음은 나그네요
그대 피리를 불어 주오
나는 달 아래 귀를 귀울이며
호젓이 나의 밤을 새이오리다
내 마음은 낙엽이요
잠깐 그대의 뜰에 머무르게 하오
이제 바람이 일면
나는 또 나그네같이
외로이 그대를 떠나오리다
025. 목마와 숙녀 (박인환)
한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木馬)를 타고 떠난 숙녀(淑女)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그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서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작가의 눈을 바라다보아야 한다
……등대에……
불이 보이지 않아도
그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목마 소리를 기억하여야 한다
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그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을 붙잡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두 개의 바위 틈을 지나 청춘을 찾은 뱀과 같이
눈을 뜨고 한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그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목마는 하늘에 있고
방울 소리는 귓전에 철렁거리는데
가을 바람 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026. 그대를 만날 수 있음이 (용혜원)
늘 부딪히며 살아가야 하는 삶 속에서
따뜻한 마음을 가진
그대를 만날수 있음이
나에게는 행운입니다
욕망의 가시가 돋아난 사람들 틈에서
순수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그대를 만날 수 있음이
나에게는 축복입니다
가슴에 느껴지는 행복을
소중하게 키워가면서
평생을 나누어도 부족함이 없도록
살고 싶습니다
끝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눈앞에 늘 아른거리는
그대의 미소에 젖어 살아갈 수 있음이
나에게는 잊을 수 없는 기쁨입니다
027. 별이 그리운 날은 (노원호)
별이 그리운 날은
이름 없는 하늘에
촛불을 켜 두자.
눈 오는 날
하늘 뒤에 숨어서
도란도란 속삭이고 있을
하얀 별을 위하여
우리들 마음에도
촛불을 밝혀 두자.
겨울 밤 눈 내리는 날은
별이 그립다.
어둠에서 잠시 돌아서는 듯
볼 수 없는 별을 위하여
눈을 맞는다.
별들의 하늘에도 눈이 있다면
그도 또한 나와 같이
눈을 맞을까..
가슴 속 한쪽에 촛불을 켜 본다.
028. 깃털처럼 (신혜림)
깃털처럼 가벼워져
하늘을 날자
가버린 시간들을 다시 불러
새 옷을 입힐 수 없다면
차라리 버리는 연습을 하자
손에 쥘 줄만 알고
놓지를 못하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가
세상일 놓지 못하여
어리석을 때마다
삶이 무거울 때마다
욕심을 털어 내고
깃털처럼 하늘을 날자
029. 봄비 (노천명)
강에 얼음장 꺼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는 내 가슴속 어디서 나는 소리 같습니다
봄이 온다기로
밤새것 울어 새일 것은 없으련만
밤을 새워 땅이 꺼지게 통곡함은
이 겨울이 가는 때문이었습니다
한밤을 즐기차게 서러워함은
겨울이 또 하나 가려 함이었습니다
화려한 꽃철을 가져온다지만
이 겨울을 보냄은
견딜 수 없는 비애였기에
한밤을 울어울어 보내는 것입니다
030. 봄의 서곡 (노천명)
누가 오는데 이처럼들 부산스러운가요
목수는 널판지를 재며 콧노래를 부르고
하나같이 가로수들은 초록빛
새옷들을 받아들었습니다
선량한 친구들이 거리로거리로 쏟아집니다
여자들은 왜 이렇게 더 야단입니까
나는 보도(鋪道)에서 현기증이 납니다
삼월의 햇볕 아래 모든 이지러졌던 것들이 솟아오릅니다
보리는 그 윤나는 머리를 풀어 헤쳤습니다
바람이 마음대로 붙잡고 속삭입니다
어디서 종다리 한 놈 포루루 떠오르지 않나요
꺼어먼 살구남기에 곧
올연한 분홍 ‘베일’이 씌워질까봅니다
031. 봄의 노래 (용혜원)
색깔들의 합창이
시작된다
초록의
미세한 음성으로
시작하는
봄의 노래는
목련의 빼어난 독창과
개나리의 행진곡으로
이어져가며
미칠 듯이 노래하는
벚꽃과 철쭉의 노래 속에
절정을 이룬다
봄이 시작되면
우리들의 이야기도
새롭게 시작된다
가벼워진 옷차림만큼이나
가벼워진 발걸음에
그만큼씩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 나서고 싶다
봄은 꽃들의
노래 속에
사랑의 목마름으로 시작된다
불어오는 바람이
사랑의 발동을
걸어놓는다
032. 봄의 향기 (백운호)
희미한 전설마냥
사랑도 가고 옛노래도 가고
지금은 모두 다 잊혀진 것들
팔을 들어 하늘 향해 삿대질
한다고 해도 돌아올 수 없는 것
책을 읽다가 고향이란 말이
나오면 눈물겹다
눈이 부셔 눈을 감고 싶다
그리운 것, 고향의 풀내음
고향의 봄노래, 고향의 꽃향기
033. 봄길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034. 진달래꽃 (김소월) ♬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035.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지금은 남의 땅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 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 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욱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달이는 울타리 너머 아가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게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털을 감았구나,
내 머리 조차 가쁜하다
혼자라도 가쁘게 나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이가 지심 매던 그 들이라도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 다오
살찐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셈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무서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명이
집혔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036. 산에 언덕에 (신동엽)
그리운 그의 얼굴 다시 찾을 수 없어도
화사한 그의 꽃
산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그리운 그의 노래 다시 들을 수 없어도
맑은 그 숨결
들에 숲 속에 살아갈지어이.
쓸쓸한 마음으로 들길 더듬는 행인(行人)아.
눈길 비었거든 바람 담을지네.
바람 비었거든 인정 담을지네.
그리운 그의 모습 다시 찾을 수 없어도
울고 간 그의 영혼
들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037. 4월의 노래 (박목월) ♬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 사연의 편질 쓰노라
클로버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038. 꽃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039. 수선화 (김동명) ♬
그대는 차디찬 의지의 날개로
끝없는 고독의 우를 날르는
애달픈 마음.
또한 그리고 그리다가 죽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 또 다시 죽는
가여운 넋은 아닐까.
부칠곳 없는 정열을
가슴 깊이 감추이고
찬바람에 빙그레 웃는 적막한 얼굴이여.
그대는 신의 창작집 속에서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불멸의 소곡(小曲).
또한 나의 작은 애인이니
아아 내 사랑 수선화야
나도 그대를 따라 저 눈길을 걸으리.
040. 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041. 장미 한 송이 (용혜원)
장미 한 송이 드릴
님이 있으면 행복하겠습니다
화원에 가득한 꽃
수많은 사람이 무심코 오가지만
내 마음은 꽃 가까이
그리운 사람을 찾습니다
무심한 사람들 속에
꽃을 사랑하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장미 한 다발이 아닐지라도
장미 한 송이 사 들고
찾아갈 사람이 있는 이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꽃을 받는 이는
사랑하는 님이 있어 더욱 행복하겠습니다
042. 민들레꽃 (조지훈)
까닭없이 마음 외로울 때는
노오란 민들레꽃 한송이도
애처롭게 그리워지는데
아 얼마나 한 위로이랴
소리쳐 부를 수도 없는 이 아득한 거리에
그대 조용히 나를 찾아오느니
사랑한다는 말 이 한마디는
내 이 세상 온전히 떠난 뒤에 남을 것
잊어버린다. 못 잊어 차라리 병이 되어도
아 얼마나 한 위로이랴
그대 맑은 눈을 들어 나를 보느니
043. 푸른 오월 (노천명)
청자빛 하늘이
육모정 탑 위에 그린 듯이 곱고
연못 창포잎에
여인네 맵시 위에
감미로운 첫여름이 흐른다
라일락 숲에
내 젊은 꿈이 나비처럼 앉는 정오
계절의 여왕 오월의 푸른 여신 앞에
내가 웬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밀물처럼 가슴속으로 몰려드는 향수를
어찌하는 수 없어
눈은 먼 데 하늘을 본다
기인 담을 끼고 외따른 길을 걸으며 걸으며
생각이 무지개처럼 핀다
풀냄새가 물큰
향수보다 좋게 내 코를 스치고
청머루순이 뻗어나오던 길섶
어디메선가 한나절 꿩이 울고
나는
활나물 혼잎나물 적갈나물 참나물을 찾던--
잃어버린 날이 그립지 아니한가 나의 사람아
아름다운 노래라도 부르자
서러운 노래를 부르자
보리밭 푸른 물결을 헤치며
종달새모양 내 마음은
하늘 높이 솟는다
오월의 창공이여
나의 태양이여
044. 오월의 시 (이해인)
풀잎은 풀잎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초록의 서정시를 쓰는 5월
하늘이 잘 보이는 숲으로 가서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게 하십시오
피곤하고 산문적인 일상의 짐을 벗고
당신의 샘가에서 눈을 씻게 하십시오
물오른 수목처럼 싱싱한 사랑을
우리네 가슴 속에 퍼 올리게 하십시오
말을 아낀 지혜 속에 접어 둔 기도가
한 송이 장미로 피어나는 5월
호수에 잠긴 달처럼 고요히 앉아
부신했던 날들을 뉘우치게 하십시오
은총을 향해 깨어 있는 지고한 믿음과
어머니의 생애처럼 겸허한 기도가
우리네 가슴 속에 물 흐르게 하십시오
구김살 없는 햇빛이
아낌없는 축복을 쏟아 내는 5월
어머니, 우리가 빛을 보게 하십시오
욕심 때문에 잃었던 시력을 찾아
빛을 향해 눈뜨는 빛의 자녀 되게 하십시오
045.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테요
5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으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046. 한 송이 수련으로 (이해인)
내가 꿈을 걷는 당신의 못 속에
하얗게 떠다니는
한 송이 수련으로 살게 하소서
겹겹이 샇인 평생의 그리움
물 위에 풀어 놓고
그래도 목말라 물을 마시는 하루
도도한 사랑의 불길조차
담담히 다스리며 떠다니는
당신의 곷으로 살게 하소서
밤마다 별을 안고 합장하는
불빛의 염원
단 하나의 영롱한 기도를
어둠의 심연에서 건져내게 하소서
나를 위해
순간마다 연못을 펼치는 당신
그 푸른 물 위에
말없이 떠다니는
한 송이 수련으로 살게 하소서
047. 해바라기 (김광섭)
바람결보다 더 부드러운 은빛 날리는
가을 하늘 현란한 광채가 흘러
양양한 대기에 바다의 무늬가 인다
한 마음에 담을 수 없는 천지의 감동 속에
찬연히 피어난 백일(白日)의 환상을 따라
달음치는 하루의 분방(奔放)한 정념에 헌신된 모습
생의 근원을 향한 아폴로의 호탕한 눈동자같이
황색 꽃잎 금빛 가루로 겹겹이 단장한
아 의욕의 씨 원광(圓光)에 묻히듯 향기에 익어가니
한 줄기로 지향한 높다란 꼭대기의 환희에서
순간마다 이룩하는 태양의 축복을 받는 자
늠름한 잎사귀들 경이를 담아 들고 찬양한다
048. 산넘어 남촌에는 (김동환) ♬
1
산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꽃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 익는 오월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서 남풍불 제 나는 좋데나.
2
산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저 하늘 저 빛깔이 저리 고울까.
금잔디 너른 벌엔 호랑나비떼
버들밭 실개천엔 종달새 노래,
어느 것 한 가진들 들려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제 나는 좋데나.
3
산너머 남촌에는 배나무 있고
배나무꽃 아래엔 누가 섰다기,
그리운 생각에 재를 오르니
구름에 가리어 아니 보이네.
끊었다 이어 오는 가는 노래는
바람을 타고서 고이 들리네.
049.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050. 푸르른 날 (서정주) ♬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 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드는데
눈이 내리면 어이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051. 다시 피는 꽃 (도종환)
가장 아름다운 걸 버릴 줄 알아
꽃은 다시 핀다
제 몸 가장 빛나는 꽃을
저를 키워준 들판에 거름으로 돌려보낼 줄 알아
꽃은 봄이면 다시 살아난다
가장 소중한 걸 미련 없이 버릴 줄 알아
나무는 다시 푸른 잎을 낸다
하늘 아래 가장 자랑스럽던 열매도
저를 있게 한 숲이 원하면 되돌려줄 줄 알아
나무는 봄이면 다시 생명을 얻는다
변치 않고 아름답게 있는 것은 없다
영원히 가진 것을 누릴 수는 없다
나무도 풀 한 포기도 사람도
그걸 바라는 건 욕심이다
바다까지 갔다가 제가 태어난 강으로 돌아와
제 목숨 다 던져 수천의 알을 낳고
조용히 물밑으로 돌아가는 연어를 보라
물고기 한 마리도 영원히 살고자 할 때는
저를 버리고 가는 걸 보라
저를 살게 한 강물의 소리 알아듣고
물밑 가장 낮은 곳으로 말없이 돌아가는 물고기
제가 뿌리내렸던 대지의 목소리 귀담아듣고
아낌없이 가진 것을 내주는 꽃과 나무
깨끗이 버리지 않고는 영원히 살 수 없다는
052. 바다여 당신은 (이해인)
내가 목놓아 울고 싶은 건
가슴을 뒤흔들고 가버린
거센 파도 때문이 아니다
한 밤을 보채고도 끊이지 않는
목쉰 바람소리 탓도 아니다
스스로의 어둠을 울다
빛을 잃어버린
사랑의 어둠
죄스럽게 비좁은 나의 가슴을
커다란 웃음으로 용서하는 바다여
저 안개 덮인 산에서 어둠을 걷고
오늘도 나에게 노래를 다오
세상에 살면서도
우리는 서투른 이방인
언젠가는 모두가 쓸쓸히 부서져 갈
한 잎 외로운 혼임을
바다여 당신은 알고 있는가
영원한 메아리처럼 맑은 여운
어느 피안(彼岸) 끝에선가
종이 울고 있다
어제와 오늘 사이를 가로 누워
한 번도 말이 없는 묵묵한 바다여
잊어서는 아니될
하나의 노래를 내게 다오
당신의 넓은 길로 걸어가면
나는 이미 슬픔을 잊은
행복한 작은 배
이글거리는 태양을
화산 같은 파도를
기다리는 내 가슴에
불지르는 바다여
폭풍을 뚫고 가게 해 다오
돛풍이 찢기어도 떠나게 해 다오
053. 그 바닷가 (용혜원)
가고 싶다
그 바닷가
갯가 내음이 코끝에 와 닿고
파도소리가 음악이 되는 곳
갈매기들이 바다를
무대 삼아 춤추고
아름다운 섬들이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는 곳
수평선을 바라보면
가슴이 탁 트이고
오가는 배 한가로워 보이고
고락을 통하여 더 깊이
둘이 같이 있으면
속삭이기에 너무나 좋은 그곳
가고 싶다
그 바닷가
해변가 모래밭을 맨발로 걸으면
한없이 걸어도 좋을 그곳
파도가 바위에 부딪칠 때마다
더 힘차게 삶을 살아가고 싶은
열정이 생기게 하는 그곳
가고 싶다
그 바닷가
054. 떠나가는 배 (박용철)
나두야 간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 보낼 거냐
나두야 가련다
아늑한 이 항구인들 손쉽게야 버릴거냐
안개같이 물어린 눈에도 비치나니
골짜기마다 발에 익은 묏부리 모양
주름살도 눈에 익은 아 사랑하는 사람들
버리고 가는 이도 못 잊는 마음
쫓겨 가는 마음인들 무어 다를거냐
돌아다보는 구름에는 바람이 회살짓는다
앞 대일 언덕인들 마련이나 있을 거냐
나두야 가련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거냐
나두야 간다
055. 빗소리 (주요한)
비가 옵니다.
밤은 고요히 깃을 벌리고
비는 뜰 위에 속삭입니다.
몰래 지껄이는 병아리같이.
이즈러진 달이 실낱같고
별에서도 봄이 흐를 듯이
따뜻한 바람이 불더니
오늘은 이 어둔 밤을 비가 옵니다.
056. 별 혜는 밤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있읍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듯 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쟘,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읍니다.
별이 아슬히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버리었읍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057. 밤하늘 (정호승)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별들이 하나씩 있지
우리가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의 마음속에 있는 그 별을
빛나게 해주는 일이야
밤하늘에 저렇게 별들이 빛나는 것은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별들이
빛나기 때문이지
058. 하늘이 보이는 때 (이복숙)
하늘은
늘 열리어 있읍니다만
누구에게나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마음 메마르지 않은 사람에게만
하늘은 보이는 것입니다
늘
하늘 아래 살면서도
참 오랜만에야 하늘을 보는 것은
이따금씩만
마음의 문이 열리기 때문입니다
하늘을 볼 적마다
이제는 늘 하늘을 보며 살자 마음 먹지만
그러한 생각은
곧 잊히고 맙니다
그래서
언제나
하늘은 열리어 있지만
누구에게나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오랜만에야
참 오랜만에야
하늘은 보이는 것입니다
059. 별똥 떨어진 데 (윤동주)
밤이다.
하늘은 푸르다 못해 농회색으로 캄캄하나 별들만은 또렷또렷 빛난다.
침침한 어둠뿐만 아니라 오삭오삭 춥다.
이 육중한 기류 가운데 자조하는 한 젊은이가 있다.
그를 나라고 불러두자.
나는 이 어둠에서 배태되고 이 어둠에서 생장하여서
아직도 이 어둠 속에서 그대로 생존하나 보다.
이제 내가 갈 곳이 어딘지 몰라 허우적거리는 것이다.
하기는 나는 세기의 초점인 듯 초췌하다.
얼핏 생각하기에는 내 바닥을 반듯이 받들어주는 것도 없는듯 하다마는
내막은 그렇지도 않다.
나는 도무지 자유스럽지 못하다.
다만 나는 없는 듯 있는 하루살이처럼 허공에
부유하는 한 점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이 하루살이처럼 경쾌하다면 마침 다행할 것인데
그렇지를 못하구나!
060.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노천명)
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가
나는 이름 없는 여인이 되고 싶소
초가지붕에 박넝쿨 올리고
삼밭엔 오이랑 호박을 놓고
들장미로 울타리를 엮어
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밤이면 실컷 별을 안고
부엉이가 우는 밤도 내사 외롭지 않겠소
기차가 지나가 버리는 마을
놋양푼에 수수엿을 녹여 먹으며
내 좋은 사람과 밤이 늦도록
여우 나는 산골 얘기를 하면
삽살개는 달을 짖고
나는 여왕보다 더 행복하겠소
061. 산이 날 에워싸고 (박목월)
산이 날 에워싸고
씨나 뿌리고 살아라 한다.
밭이나 갈고 살아라 한다.
어느 산자락에 집을 모아
아들 낳고 딸을 낳고
흙담 안팎에 호박 심고
들찔레처럼 살아라 한다.
쑥대밭처럼 살아라 한다.
산이 날 에워싸고
그믐달처럼 사위어지는 목숨
구름처럼 살아라 한다.
바람처럼 살아라 한다.
062. 낙화 (조지훈)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없을까
저어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063. 낙화 (이형기)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인 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064. 알 수 없어요 (한용운)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근원은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뿌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구비구비 누구의 노래입니까.
연꽃 같은 발꿈치로 가이없는 바다를 밟고 옥 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해를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누구의 시입니까.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 줄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065. 청포도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 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흠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066. 엄마야 누나야 (김소월) ♬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067. 가는 길 (김소월)
그립다
말을 할가
하니 그리워
그냥 갈가
그래도
다시 더 한 번……
저 산에도 가마귀, 들에 가마귀,
서산에는 해 진다고
지저귑니다.
앞 강물, 뒷 강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오라고 따라가자고
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려.
068. 고향 (정지용) ♬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산꿩이 알을 품고
뻐꾸기 제철을 울건만,
마음은 제 고향 지니지 않고
머언 항구로 떠도는 구름.
오늘도 메끝에 홀로 오르니
흰점 꽃이 인정스레 웃고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 나고
메마른 입술에 쓰디쓰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르구나.
069. 고향의 노래 (김재호) ♬
국화꽃 져 버린 겨울 뜨락에
창 열면 하얗게 뭇서리 내리고
나래 푸른 기러기는 북녁을 날아간다
아 이제는 한적한 빈 들에 서 보라
고향 길 눈 속에선 꽃등불이 타겠네
고향 길 눈 속에선 꽃등불이 타겠네
달 가고 해 가면 별은 멀어도
산골짝 깊은 골 초가 마을에
봄이 오면 가지마다 꽃 잔치 흥겨우리
아 이제는 손 모아 눈을 감으라
고향 집 싸리울엔 함박눈이 쌓이네
고향 집 싸리울엔 함박눈이 쌓이네
070. 향 수 (정지용) ♬
넓은 들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조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게를 돋아 고이시는 곳
-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초롬 휘적시던 곳.
-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러치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 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071. 저 구름 흘러가는 곳 (김용호) ♬
저 구름 흘러가는 곳 아득한 먼 그 곳
그리움도 흘러가라
파아란 싹이 트고 꽃들은 곱게 피어
날 오라 부르네
행복이 깃든 그곳에 그리움도 흘러가라
저 구름 흘러가는 곳 이 가슴 깊이 불타는
영원한 나의 사랑 전할 곳 길은 멀어도
즐거움이 넘치는 나라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
저 구름 흘러가는 곳 내 마음도 따라가라
그대를 만날 때 까지 내 사랑도 흘러가라
저 구름 흘러가는 곳 아득한 먼 그 곳
그리움도 흘러가라
파아란 싹이 트고 꽃들은 곱게 피어
날 오라 부르네
행복이 깃든 그곳에 그리움도 흘러가라
저 구름 흘러가는 곳 이 가슴 깊이 불타는
영원한 나의 사랑 전할 곳 길은 멀어도
즐거움이 넘치는 나라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
저 구름 흘러가는 곳 내 마음도 따라가라
그대를 만날 때 까지 내 사랑도 흘러가라
072. 가고파 (이은상) ♬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꿈엔들 잊으리오 그 잔잔한 고향 바다
지금도 그 물새들 날으리 가고파라 가고파.
어릴 제 같이 놀던 그 동무들 그리워라.
어디 간들 잊으리오 그 뛰놀던 고향 동무
오늘은 다 무얼 하는고 보고파라 보고파.
그 물새 그 동무들 고향에 다 있는데
나는 왜 어이타가 떠나 살게 되었는고
온갖 것 다 뿌리치고 돌아갈까 돌아가.
가서 한데 어울려 옛날같이 살고지고
내 마음 색동옷 입혀 웃고 웃고 지내고저
그 날 그 눈물 없던 때를 찾아가자 찾아가.
073.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신동엽)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송이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네가 본 건, 먹구름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네가 본 건, 지붕 덮은
쇠 항아리,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닦아라, 사람들아
네 마음속 구름
찢어라, 사람들아,
네 머리 덮은 쇠 항아리.
아침 저녁
네 마음속 구름을 닦고
티없이 맑은 영원의 하늘
볼 수 있는 사람은
외경(畏敬)을
알리라.
아침 저녁
네 머리 위 쇠 항아릴 찢고
티없이 맑은 구원(久遠)의 하늘
마실 수 있는 사람은
연민(憐憫)을
알리라
차마 삼가서
발걸음도 조심
마음 조아리며.
서럽게
아, 엄숙한 세상을
서럽게
눈물 흘려
살아가리라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자락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074. 국화 옆에서 (서정주) ♬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075. 기도 (김옥진)
소유가 아닌 빈 마음으로 사랑하게 하소서
받아서 채워지는 가슴보다
주어서 비워지는 가슴이게 하소서
지금까지 해왔던 내 사랑에
티끌이 있었다면 용서하시고
앞으로 해나갈 내 사랑은
맑게 흐르는 강물이게 하소서
위선보다 진실을 위해
나를 다듬어 나갈 수 있는 지혜를 주시고
바람에 떨구는 한 잎의 꽃잎일지라도
한없이 품어 안을
깊고 넓은 바다의 마음으로 살게 하소서
바람 앞에 스러지는 육체로 살지라도
선(善)앞에 강해지는 내가 되게 하소서
크신 임이시여
그리 살게 하소서
철저한 고독으로 살지라도
사랑 앞에 깨어지고 낮아지는
항상 겸허하게 살게 하소서 크신 임이시여
076. 가을의 기도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077. 가을하늘 (변종윤)
드높은 구름
멀어진 하늘
고추잠자리 밭을 갈고
들녘엔 곡식들이
탐스럽게 무르익는 가을
내 두 손 펼쳐
가슴에 안아주련다.
고마운 가을 어머니가 삶아주신
밤고구마 바구니 담아
조잘대며 먹다보면
노을이 가을하늘에
한 폭 수채화 되고
우리 마음도 붉게 타오르는
설렘으로 한 편의 동시를 쓴다.
078. 가을 이야기 (용혜원)
가을이
거기에 있었습니다
숲길을 지나
곱게 물든 단풍잎들 속에
우리들이 미처 나누지 못한
사랑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가을이
거기에 있었습니다
푸른 하늘 아래
마음껏 탄성을 지르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게 하는
설레임이 있었습니다
가을이
거기에 있었습니다
갈바람에 떨어지는 노란 은행잎들 속에
꿈과 같은
사랑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호반에는
가을을 떠나보내는 진혼곡이 울리고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가을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한 잔의 커피와 같은
삶의 이야기
가을이
거기에 있었습니다
079.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윤동주)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가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는지에 대해 물을 것입니다
그때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대답하기 위해
지금 많은 이들을 사랑해야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있게 말할수 있도록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아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 없었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있게 대답하기 위해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삶이 아름다웠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나는 그때 기쁘게 대답하기 위해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꿔 나가겠습니다
내 인생의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나는 자랑스럽게 대답하기 위해
내 마음 밭에 좋은 생각의 씨를 뿌려놓아
좋은 말과 행동의 열매를 부지런히 키워야 하겠습니다
080. 가을 하늘을 닮은 코스모스 같은 나를 (정세일)
가을하늘을 닮은 코스모스 같은 나를
사랑한다고 당신이 말을 해주신다면
나는 비록 허리도 가늘고 얼굴이 붉지만
당신이 오시는 그 신작로로
코스모스처럼 마중을 나가겠습니다.
당신이 바람으로 찾아오셔도
당신이 산으로 멀리서 바라보셔도
나는 오늘 코스모스처럼
당신이 오시는 그 신작로에
미루나무가 서있는 그 곳으로 마중을 나가겠습니다.
당신의 마음에 있는 여름 뜨거운
남아있는 찌꺼기를
하얗고 빨갛고 분홍빛 나는 나의 꽃잎 같은 마음으로
당신의 마음을 가을처럼 싱그런 소리가 나도록
나는 그곳에서 꽃잎을 하늘거리며
당신이 오시는 그 길목에서 가을 하늘같은
파란 하늘웃음을 당신을 향해 웃고 있고 있겠습니다.
오늘 당신이 그 길목으로 오십시오
오셔서 당신의 가을하늘로
코스모스를 닮아 길옆에서 바람에 흔들리며
당신을 기다리는 나에게 나비처럼 당신의 날개를
나에게 단 한번만이라도 흔들어 주십시오
당신을 사랑하는 나는 이제 이곳에서
가을을 나 혼자
081. 나그네 (박목월)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 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082. 완화삼(玩花衫) (조지훈)
차운산 바위 위에 하늘은 멀어
산새가 구슬피 울음 운다.
그름 흘러가는
물길은 칠백리.
나그네 긴 소메 꽃잎에 젖어
술 익은 강마을의 저녁 노을이여.
이 밤 자면 저 마을에
꽃은 지리라.
다정하고 한 많음도 병인 양하여
달빛 아래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
083. 물안개 (류시화)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사랑은 그 후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안개처럼
몇겁의 인연이라는 것도
아주 쉽게 부서지더라
084. 그리움 (유치환)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뭍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085. 먼 후일 (김소월)
먼 후일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후일 그때에 ‘잊었노라’
086. 나의 침실로 (이상화)
마돈나! 지금은 밤도 모든 목거지에 다니노라.
피곤하여 돌아가려는도다.
아, 너도 먼동이 트기 전으로 수밀도(水蜜桃)의 네 가슴에
이슬이 맺도록 달려오너라.
마돈나! 오려무나, 네 집에서 눈으로 유전(遺傳)하던
진주는 다 두고 몸만 오너라.
빨리 가자, 우리는 밝음이 오면 어딘지 모르게 숨는 두 별이어라.
마돈나! 구석지고도 어둔 마음의 거리에서
나는 두려워 떨며 기다리노라.
아, 어느덧 첫닭이 울고 - 못 개가 짖도다.
나의 아씨여, 너도 듣느냐.
마돈나! 지난밤이 새도록 내 손수 닦아둔 침실로 가자,
침실로 - 낡은 달은
빠지려는데, 내 귀가 듣는 발자욱 - 오, 너의 것이냐?
마돈나! 짧은 심지를 더우잡고 눈물도 없이 하소연하는
내 맘의 촛불을 봐라.
양털 같은 바람결에도 질식이 되어 앝푸른 연기로 꺼지려는도다.
마돈나! 오너라, 가자, 앞산 그리메가 도깨비처럼
발도 없이 가까이 오도다.
아, 행여나 누가 볼는지 - 가슴이 뛰누나,
나의 아씨여, 너를 부른다.
마돈나! 날이 새련다, 빨리 오려무나,
사원의 쇠북이 우리를 비웃기 전에.
네손이 내 목을 안아라,
우리도 이 밤과 함께 오랜 나라로 가고 말자.
마돈나! 뉘우침과 두려움의 외나무다리 건너 있는
내 침실 열 이도 없으니.
아, 바람이 불도다. 그와 같이 가볍게 오려무나.
나의 아씨여, 네가 오느냐?
마돈나! 가엾어라, 나는 미치고 말았는가.
없는 소리를 내 귀가 들음은 - .
내 몸에 피란 피 - 가슴의 샘이 말라버린 듯
마음과 목이 타려는도다.
마돈나! 언젠들 안 갈 수 있으랴. 갈 테면 우리가 가자.
끄을려 가지 말고!
너는 내 말을 믿는 마리아 -
내 침실이 부활의 동굴임을 네야 알련만......
마돈나! 밤이 주는 꿈, 우리가 엮는 꿈,
사람이 안고 뒹구는 목숨의 꿈이 다르지 않느니,
아, 어린애 가슴처럼 세월 모르는 나의 침실로 가자,
아름답고 오랜 거기로.
마돈나! 별들의 웃음도 흐려지려 하고
어둔 밤물결도 잦아지려는 도다.
아, 안개가 사라지기 전으로 네가 와야지.
나의 아씨여, 너를 부른다.
087. 기다림 (모윤숙)
천년을 한 줄 구슬에 꿰어
오시는 길을 한 줄 구슬에 이어 드리겠습니다.
하루가 천년에 닿도록
길고 긴 사무침에 목이 메오면
오시는 길엔 장미가 피어지지 않으오리다.
오시는 길엔 달빛도 그늘지지 않으오리다
먼 나라의 사람처럼
당신은 이 마음의 방언을 왜 그리 몰라 들으십니까?
우러러 그리움이 꽃피듯 피오면
그대는 저 오월강 위로 노를 저어 오시렵니까?
감초인 사랑이 석류알처럼 터지면
그대는 가만히 이 사랑을 안으려나이까?
내 곁에 계신 당신이온데
어이 이리 멀고 먼 생각의 가지에서만
사랑은 방황하다 돌아서 버립니까?
88.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이해인)
손 시린 라목(裸木)의 가지 끝에
홀로 앉은 바람 같은
목숨의 빛깔
그대의 빈 하늘 위에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차 오르는 빛
구름에 숨어서도
웃음 잃지 않는
누이처럼 부드러운 달빛이 된다
잎새 하나 남지 않은
나의 뜨락엔 바람이 차고
마음엔 불이 붙는 겨울날
빛이 있어
혼자서도
풍요로와라
맑고 높이 사는 법을
빛으로 출렁이는
겨울 반달이여
089. 바위 (유치환)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愛憐)에 물들지 않고
희로(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년(億年) 비정(非情)의 함묵(緘默)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 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090. 광야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참아 이 곳을 범하던 못 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여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091. 이렇게 될줄을 알면서도 (조병화)
이렇게 될 줄 알면서도
당신이 무작정 좋았습니다.
서러운 까닭이 아니올시다.
외로운 까닭이 아니올시다.
사나운 거리에서 모조리 부스러진
나의 작은 감정들이
소중한 당신 가슴에 안겨 들은 것입니다.
밤이 있어야 했습니다.
밤은 약한 사람들의 최대의 행복
제한된 행복을 위하여 밤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눈치를 보면서
눈치를 보면서 걸어야 하는 거리
연애도 없이 비극만 깔린 이 아스팔트
어느 이파리 아스라진 가로수에 기대어
별들 아래
당신의 검은 머리카락이 있어야 했습니다.
나보다 앞선 벗들이
인생은 걷잡을 수 없이 허무한 것이라고
말을 두고 돌아들 갔습니다.
벗들의 말을 믿지 않기 위하여
나는
온 생명을 바치고 노력을 했습니다.
인생이 걷잡을 수 없이 허무하다 하더라도
나는 당신을 믿고
당신과 같이 나를 믿어야 했습니다.
살아 있는 것이 하나의 최후와 같이
당신의 소중한 가슴에 안겨야 했습니다.
이렇게 될 줄 알면서도
이렇게 될 줄 알면서도
092. 밤의 이야기 (조병화)
고독하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거다.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삶이 남아 있다는 거다.
삶이 남아 있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그리움이 나아 있다는 거다.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건
보이지 않는 곳에
아직도 너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이렇게 저렇게 생각을 해 보아도
어린 시절의 마당보다 좁은
이 세상
인간의 자리
부질없는 자리
가리울 곳 없는
회오리 들판.
아, 고독하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소망이 있다는 거요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삶이 남아 있다는 거요
삶이 남아 있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그리움이 나아 있다는 거요.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건
보이지 않는 곳에
아직도 너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093. 별을 쳐다보며 (노천명)
나무가 항시 하늘로 향하듯이
발은 땅을 딛고도 우리
별을 쳐다보고 걸어갑시다
친구보다
좀더 높은 자리에 있어 본댓자
명예가 남보다 뛰어나 본댓자
또 미운 놈을 혼내주어 본다는 일
그까짓 것이 다아 무엇입니까
술 한 잔만도 못한
대수롭지 않은 일들입니다
발은 땅을 딛고도 우리
별을 쳐다보며 걸어갑시다
094. 그리움에 지치거든 (오세영)
그리움에 지치거든
나의 사람아
등꽃 푸른 그늘 아래 앉아
한 잔의 차를 들자
들끓는 격정은 자고
지금은
평형을 지키는 불의 물
청자 다기에 고인 하늘은
구름 한 점 없구나
누가 사랑을 열병이라고 했던가
들뜬 꽃잎에 내리는 이슬처럼
마른 입술을 적시는 한 모금의 물
기다림에 지치거든
나의 사람아
등꽃 푸른 그늘 아래 앉아
한 잔의 차를 들자
095. 세월이 가면 (박인환) ♬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을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096. 예전엔 미쳐 몰랐어요 (김소월)
봄 가을 없이 밤마다 돋는 달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렇게 사무치게 그리울 줄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달이 암만 밝아도 쳐다 볼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제금 저 달이 설음인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097. 찬송 (한용운)
님이여, 당신은 백 번이나 단련(鍛練)한 금(金)결입니다
뽕나무 뿌리가 산호가 되도록 천국의 사랑을 받읍소서
님이여 사랑이여 아침볕의 첫걸음이여
님이여 당신은 의(義)가 무겁고 황금이 가벼운 것을 잘 아십니다
거지의 거친 밭에 복의 씨를 뿌리옵소서
님이여 사랑이여 옛 오동의 숨은 소리여
님이여 당신은 봄과 광명과 평화를 좋아하십니다
약자의 가슴에 눈물을 뿌리는 자비의 보살이 되옵소서
님이여 사랑이여 얼음 바다에 봄바람이여
098. 못잊어 (김소월) ♬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한 세상 지내시구료
사노라면 잊힐 날 있으리다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세월만 가라시구려
못 잊어도 더러는 잊히오리다
그러나 또 한껏 이렇지요
"그리워 살뜰히 못 잊는데
어떠면 생각이 떠지나요?"
099. 이별노래 (정호승) ♬
떠나는 그대
조금만 더 늦게 떠나준다면
그대 떠난 뒤에도 내 그대를
사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으리
그대 떠나는 곳
내 먼저 떠나가서
나는 그대 뒷모습에 깔리는
노을이 되리니
옷깃을 여미고 어둠속에서
사람의 집들이 어두워지면
내 그대 위해 노래하는
별이 되리니
떠나는 그대
조금만 더 늦게 떠나준다면
그대 떠난 뒤에도 내 그대를
사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으리
100. 초혼(招魂) (김소월)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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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의 도시 브랜드를 'I.SEOUL.U'라고
바꿨다.
서울시는 서울브랜드 선포식에서 13년간 사용해온
'하이 서울(Hi Seoul)' 대신
'아이.서울.유(I.SEOUL.U)'를 새 브랜드로 선정했다.
브랜드 개발비에 자그마치 8억 원, 선포식 행사 등에 3억 원 등 새 서울 브랜드를 만드는데
총 12억 원의
예산이 들었다.
그 뿐이 아니다.
앞으로 버스 간판 등 기존에 설치된 '하이 서울' 브랜드를 교체하는 데만 최소 수백억 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예산은 그렇다
치고 내용이나 상식적이었으면 모르겠다.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입을 모아 무식한 표현이라고 지적한다. 브랜드의
의미도 애매모호하다. 서울시 측은 '나와 너의 서울', '공존과 여유'를 의미한다고
밝혔지만 전혀 이해가 안 되는 문구이다.
상식적으로 번역을 하자면 '나는 너를 서울한다'이다...
이게 무슨 뜻이며 이게 무슨 브랜드가 되냐는 말이다.
이러한 세태를 반영하듯 온라인상에서는
벌써부터 'I.SEOUL.U'
브랜드를 놓고 '서울(SEOUL)이 아이유(IU)에게 장악된 모습', '아이 서울 우유' 등으로
비꼬면서 풍자하고 있다.
"브랜드 가치가 294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기존의
'하이 서울'을 굳이
바꿔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비판도 많다.
게다가 몰상식한 내용의 새 브랜드 'I.SEOUL.U'의 홍보를
위해 내년에 약 15억 원의 예산을 편성해 홍보할 계획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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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이 정성 다해서 통일 통일을 이루자.
이 겨레 살리는 통일 이 나라 살리는
통일
통일이여 어서 오라. 통일이여 오라.
여보! <우리의 소원은 통일>, 이 노래 어렸을 때 엄청나게 불렀소. 당신도
그랬죠? 나이 들며 부를 기회가 없어 자주 부르진 못하지만 그 내용이야 빨리
이뤄지기를 바라는 마음 변함이 없소. 이 노래는 일제강점기 안석주님이 노랫말을
지었소. 원래는 '통일'이 아니고 '독립'이었다고 하오(<위키백과> 참조).
그때 일제강점기에 '독립'이나 지금 분단시대의 '통일'은 다르지 않은 우리민족의
숙원임에 틀림없소.
고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일과 손을 잡고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
불러서 더 유명한 노래이기도 하죠. 남과 북이 공히 즐겨 부르는 노래가 되었소.
그런데, 그런데... 말이오. 가끔 내가 질문하는 거 알죠? '정말 남북통일이
되는 걸 우리민족 모두가 원하는 것일까?'라는.
우리가 정말 통일을 원하고 있나?
가진 게 너무 많아 나누고 싶지 않은 사람들, 지금의 권력이 너무 안일해
내려오기 싫으신 어른들, 한민족이란 개념이 전혀 없는 일부 전후세대, 통일을 왜
해야 되는지 모르는 무용론자들... 이제 통일 소원이 '통일대박'이란 대통령의
번쩍거리는 말속에만 들어있는 건 아닌지 염려되오.
여보! 통일부가 뭐 하는 부서라고 생각하오? 당연히 상식 있는 보통사람은
우리의 통일을 위해 일하는 정부조직으로 알고 있지요. 통일부는 스스로 창설 배경
및 의의를 아래와 같이 규정하고 있다오.
"통일부는 4.19이후 사회
각계에서 본격적으로 제기되었던 다양한 통일논의를 정부차원에서 수렴하여,
체계적이고 제도화된 통일정책을 수립·추진하기 위해 범국민적 합의를 거쳐 출범하게
되었으며, 분단국 특성을 반영하여 통일업무를 전담하는 중앙행정기관을 창설했다는
역사적 의미를 가집니다."(통일부 누리집)
여보! 정말 '체계적이고 제도화된 통일정책을 수립·추진'한다는 말 믿어도
될까요? 이 말에 군말 없이 동의하기가 쉽지가 않으니 말이오. 그 통일정책이란
게 정권에 따라 제각각이니까요. 통일을 염원하며 설치한 미술품 하나를 가지고도
정권마다 제각각이라오.
"노무현 정부의 통일부가 작가
이반에게 2005년 의뢰하여 2007년 완성한 벽화를 도라산역에 설치하였는데,
이명박 정부의 통일부가 그 벽화를 2010년 봄 소각해버렸다. 이념적 색깔이
가미된 어두운 민중화라는 이유에서였다고 한다."- <비무장지대를 넘는 길>
168~169쪽 중에서
여보! 자신의 깜냥이 통일에 작으나마 이바지했다고 생각하던 작가의 작품이
하루아침에 소각되는 일을 누가 상상할 수 있을까요? 작가 이반님은 즉각 작품을
소각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소. 우여곡절 끝에 정부는
작가에게 1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소.
같은 통일부가 언제는 통일을 위한 작품이라고 내걸고 언제는 작품에
빨간딱지를 붙여 소각했소. 이렇게 일관성 없는 통일부를 '체계적이고 제도화된
통일정책을 수립·추진'하는 부서라고 안다면 너무 순진한 거 아닐까요.
통일부조차도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하는데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며
순진하게 노래를 불러도 되는 건지 모르겠소. "북한이 바뀐 것은 하나도 없는데
남한 정권에 따라 통일정책 변동이 큰 것은 건강한 통일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저자의 말에 너무나 공감이 되오.
독일 통일이 우리의 통일 모델?
여보! 독일은 우리처럼 전쟁을 겪은 후 참전국에 의해 분단되었지만
1990년 10월 통일을 성취했소. 독일 통일의 상징이 된 베를린장벽에 3년 전
당신과 갔을 때 우리도 통일을 달라고 벽을 붙잡고 기도했던 것 기억하오? 독일의
통일은 우리에게 진정으로 부러운 일이오. 독일을 모델로 우리도 한번 통일을
이뤄보자는 다짐도 하고.
<비무장지대를 넘는 길>의 저자인 한림대학교 김규현 교수는 공동저자인 딸
김재한님과 독일의 통일 흔적들을 찾아 나섰소. 10년에 걸쳐 독일의 통일
현장들과 한반도의 비무장지대 주변을 탐사하며 독일의 통일이 우리나라의 통일이
되기 위한 찬찬한 발걸음을 내디뎠소.

150마일의 남북한 분단선과 150km의 베를린장벽 그리고 1500km의
동서독 분단선을 답사한 후 각 지역마다 얽힌 사연과 통일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책에 실었소. 여보! 저자는 독일의 통일이 단순히 우리의 통일로 이어질 수 없다
하오. 독일은 같은 편으로 싸우다 분단된 거고 우리는 적으로 싸우다 분단되었기에
다르다는 거지요.
하지만 독일의 노하우를 배우는 건 필요하다고 생각하오. 여보! 난 이 말이
마음에 드오. "이유 없는 분단도 없고 원인 없는 통일도 없다"는 저자의 말.
두 나라의 통일이 같을 수 없지만 그 원인을 잘 진단하면 답은 나오지 않겠소.
개방과 대화가 독일 통일의 열쇠였다면 우리도 그렇게 가야 할 텐데. 아직 길이
너무 멀다는 생각이오.
여보! 책에서 강화와 김포 사이의 염하 손돌목을 라인강의 로렐라이로
연상하는 게 인상적이오. 고향이 강화라 더욱 그런 듯하오. 고려 때 몽골의
침략을 피해 강화로 피신하던 왕을 태우고 강을 건너던 천민 손돌이 있었소.
손돌은 자기가 잘 아는 물길이라 적을 따돌릴 생각으로 물살이 거센 손돌목으로
배를 저었소. 그러나 왕은 손돌이 자신을 죽이려고 한다며 처형했다오.
손돌의 기지로 왕은 무사히 건넜지만 손돌은 애꿎게 죽임을 당했소.
로렐라이의 요정을 바라보다 거센 물길에 휩쓸려 죽은 뱃사공 전설이 전해지는
로렐라이의 낭만과는 아주 딴판이오. 낭만으로 통일을 볼 수 있는 독일과 달리
우리는 손돌의 사연에서처럼 혹시 정권의 의심이나 욕심 때문에 백성이 하나 되는
길이 막히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해 볼 일이오.
책은 이처럼 라인강의 유적과 염하의 유적을 시작으로, 뤼베크 소금창고와
서해 염전, 독일의 DMZ와 한반도의 DMZ, 오베르바움 다리와 돌아오지 않는
다리, 드레스텐 성모교회와 철원노동당사·철원감리교회, 엘베강과 북한강,
브란덴부르크문과 도라산역 등을 짚어주며 어떻게 비슷한지, 어떻게 다른지를
말해주고 있소.
여보! 독일의 통일이 부럽기만 한 것은 비무장지대 하나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오. 책은 비무장지대의 일갈을 통해 남북한의 현실이 얼마나 통일과는
먼지 알려주고 있소. 인용하며 마치겠소.
"실존하는
한반도의 비무장지대는 '무장이 해제된' 비(非)무장지대가 아니라, '슬픈
무장의'
비(悲)무장지대,
'무장이 숨겨진'
비(秘)무장지대 또는
'비방과 무기가 난무한'
비(誹)무장의 지대라고
할 수 있다."- <비무장지대를 넘는 길> 101쪽 중에서
이 글에서
말하는 ‘여보’는 제 아내만이 아닙니다. ‘너’요 ‘나’요
‘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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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주변에 친구들이 많이 모이는 사람에게는 묘한 공통점이 있다.
늘 밝고 긍정적이면서도 사람을 대할 때 자기보다는 남을 먼저 배려한다는 것이다.
뿌린 만큼 거둘 수 있다는 말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늘 변하지 않는 교훈이다.
사랑을 받고 싶다면 먼저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는 말이다.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다. 하지만 당신이 힘들 때면
지친 당신의 어깨를 두드려주는 사람은 오직 가족과 친구들 뿐이다.
지금부터 주변에 친구가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공통점 7가지를 소개하니 참고하기 바란다.
어디를 가든지 먼저 인사를 하는 습관을 갖자.
'안녕하세요' 한마디가 당신과 상대방의 하루를 변화시킬
것이다.
웃으며 건네는 인사 한마디가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주변에서 늘
환영받는 사람들은 인사성이 무척 밝은 사람이다.
혹 뻔하게
들릴지라도 미소가 주는 변화는 놀랍다.
스스로 웃는다면 상대방도 행복감을 느끼는 것은 물론 본인도
행복해진다.
웃음은 건강에도 좋으니 마음껏 웃는 습관을 갖자.
누군가에게
친절을 베푸는 행동은 본인과 상대방 모두에게 기쁨을 준다.
물론 친절은 받는 사람보다 베푸는 사람이 더 큰
행복을 받을 수 있다.
작은 손편지는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누군가에게 메모를 남기게 된다면 용건만 간단히 남기지 말고
간단하게 인사와 감사의 내용도 함께 남기도록 하자.
당신의 메모가 누군가의 하루 혹은 삶을 바꿀 수 있다.
5. 작은 것도 좋다. 사람들에게 선물을 한다
누군가에게 작은 선물을 하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다.
캔 커피 하나도 좋고 꽃 한송이도 좋다.
함께
무엇인가를 주고 받는 것은 서로의 행복지수를 올려준다.
대부분의 한국 남성들은 동성간의 포옹에는 인색하다.
주변에 힘든 하루를 보낸 친구가 있다면 동성이라도 따뜻한
포옹을 해줘라.
포옹 한 번으로 두사람 모두 따뜻한 에너지로 인해 기분을 바꿀 수 있다.
칭찬은 상대방을 행복하게 만드는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한다는 말처럼 칭찬받을
때의
긍정적인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어린
친구들에게 던지는 작은 칭찬은
한 사람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놓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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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번역 언어
2886개
아메리카 반포율 급증
UBS 2014년 성경반포 현황 발표
3000만부 이상 반포

세계성서공회연합회(United Bible Societies, 이하 UBS)는
2014년 12월 말 기준으로 하나님의 말씀이 최소한 단편(쪽복음)이라도 번역된 언어의 수가 총
2886개에 이르고, 성경전서가 3천만 부 이상 반포되었다고 발표했다.
UBS가 발표한 ‘2014 세계 성서 번역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6901개의 언어 중에 성경은 2013년 대비 51개의 언어로 더 번역되어 542개의 언어로
번역이 되었으며, 신약은 1324개, 단편은 1020개에 이른다.
2014 세계 성서번역 현황
대한성서공회는 그러나 “약 13억 명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6359개의
언어는 성서 번역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거나, 신약전서 혹은 성서의 일부분만 번역되었다”며, “현재 전
세계 성서공회들이 약 400개 이상의 성서 번역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성서공회연합회 번역팀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100개의 성서
번역 완료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이 프로젝트를 통해 2014년까지 100개의 언어 중 70개 언어의
번역을 마쳤고, 이 중 30개의 언어가 출판되었으며 40개의 언어가 출판 준비 단계에 있다는 것이다.
UBS의 성서 번역 책임자인 알렉산더 슈바이처는 “전 세계 성서
번역자들과 성서공회들의 헌신에 감사드린다. 이 많은 번역들은 전 세계 후원자들의 기도와 헌금으로 인해
가능했다. 땅 끝까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 사역하고 있는 성서 번역자들과 성서공회들을 위해
지속적인 기도와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고 대한성서공회가 전했다.
한편 ‘2014년 세계 성서 반포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반포된
성경전서의 수는 3390만6212부이고, 성서는 4억2819만2173부에 이른다. 2013년에 반포된
성경전서가 3205만8579부였던 데에 비해 2014년 약 180만 부 가량 증가했다.
가장 높은 반포율을 보인 지역은 아메리카 지역이다. 아메리카 지역은
5년간 반포율이 눈에 띄게 증가하였고, 2010년에 비해 약 20%가량 증가했다. 특히 브라질에서
가장 많은 성서를 반포하였는데, 브라질의 성경전서 반포량은 미주 지역 반포량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다.
더불어 쿠바도 교회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성서 반포율 또한 증가했다.
세계성서공회연합회와 함께하는 쿠바의 ‘백만 권의 성경 프로젝트’의 영향으로 2013년에 비해 약 4배
많은 수의 성경전서가 반포됐다.
2014년 12월 봉헌된 첫번역 미나성경을 들고 기뻐하는 토고여성
아프리카의 경우 10년간 성경전서의 반포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작은 국가들의 성장이 눈에 띄는데,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 2010년 9,000권에 불가했던
성경전서의 반포량이 2014년, 29,000부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편 유럽, 중동의 경우 신구약전서의 반포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시리아의 경우 전쟁으로 인해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전쟁이 시작하기 전이었던 2010년에 비해 5배
이상의 신약전서가 반포됐다.
전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아시아 지역에서는 2013년과 2014년
사이에 반포량이 6% 증가하였다. 2010년에 비해 인도 약 22%, 중국 약 10%, 미얀마는 약 45%
증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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